[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신시내티 레즈는 지난달 28일(이하 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우완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트레이드 대가는 현금이라고도 했다.
1989년 5월 생으로 올해 35세인 뷰캐넌을 시즌 막판에 굳이 데려온 저의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됐다. 신시내티는 뷰캐넌을 곧바로 트리플A 루이빌 배츠로 이관시킨 뒤 지난 1일 40인 로스터에 포함시키며 메이저리그로 불러올렸다. 그리고 그날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구원투수로 등판시켰다.
뷰캐넌은 0-3으로 뒤진 4회초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필라델피아 시절인 2015년 10월 5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선발 6⅔이닝 6안타 1자책점) 이후 9년 만에 맛본 감격의 빅리그 등판. 뷰캐넌은 3⅓이닝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 2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의 역투를 펼쳐보였다. 58개의 공을 던져 스트라이크 33개를 꽂았다. 커터 20개, 체인지업 15개, 싱커 15개, 커브 7개, 포심 1개를 각각 구사했고, 싱커 구속은 최고 93.3마일, 평균 92.3마일을 찍었다.
크게 나무랄데 없는 투구였다.
신시내티로 오기 직전 필라델피아 산하 싱글A+ 경기에서 7이닝을 4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지며 완벽하게 기량을 검증받은 그가 9년 만에 빅리그 등판서도 실질 전력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런데 하루가 지난 2일 신시내티는 느닷없이 뷰캐넌을 지명할당(DFA)으로 공시한다고 발표했다. 신시내티는 이날 브랜든 윌리엄슨을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서 풀면서 40인 로스터에 포함시키기 위해 뷰캐넌을 빼버린 것이다.
좌완 윌리엄슨은 선발 요원이다. 25살이던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23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4.46을 올리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올초 스프링트레이닝서 왼쪽 어깨 부상을 입어 재활에 몰두한 뒤 이날 메이저리그로 전격 복귀했다.
하지만 하필 빅리그 승격 하루도 안 된 뷰캐넌을 희생양으로 삼았는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시내티가 뷰캐넌을 데려올 때 줬다는 현금이 어느 정도 금액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애초 한 번만 쓰고 버릴 수 있는 카드로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1일 밀워키전에서 뷰캐넌은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신시내티는 2일 현재 65승73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4위에 머물러 있어 포스트시즌은 이미 포기했고, 이날 9월 로스터 확대 기회를 맞아 내년을 준비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윌리엄슨은 이날 밀워키전에 선발등판해 3⅓이닝 동안 4안타를 내주고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부상에서 벗어나 첫 등판서 호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회 첫 타자부터 3회 1사까지 7명을 연속 범타로 잡아낸 윌리엄슨은 경기 후 "느낌이 아주 좋았다. 오랜 만에 등판해서 그런지 경기 초반 신경이 곤두서는 바람에 흔들렸다. 스프링트레이닝서 어깨를 다친 뒤 수술을 받지 않은 건 올해 돌아올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복귀 가능성은 반반이었는데, 오늘 이렇게 되니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윌리엄슨의 복귀로 신시내티는 내년 시즌 헌터 그린, 앤드류 애보트, 닉 로돌로, 렛 라우더, 윌리엄슨으로 이어지는 영건 5인 로테이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뷰캐넌은 2016년을 끝으로 미국을 떠나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입단해 2019년까지 뛴 뒤 2020년 KBO에 입성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작년까지 4시즌을 던졌다. 삼성에서 통산 54승28패, 평균자책점 3.02를 마크, 에이스로 활약했다. 지난해 말 삼성은 다년계약 의사를 전달했으나, 뷰캐넌은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드러내며 필라델피아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재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필라델피아에 이어 신시내티로부터도 버림받은 신세가 됐다. 뷰캐넌은 지명할당 기간이 끝나면 마이너리그행을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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