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년 만에 찾은 옛 홈구장에서 친정 구단과 팬들의 성원에 감사함을 표시했다.
오타니는 4일(이하 한국시각)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 2득점을 올리며 6대2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겨울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에 FA 계약을 맺고 이적한 오타니가 에인절스타디움 타석에 선 것은 지난해 9월 4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정확히 1년 만이다.
리드오프 지명타자 오타니가 1회초 첫 타석에 들어서자 많은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줬고, 1루 더그아웃 관중석에 섞어 앉은 다저스와 에인절스 팬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꺼내 들고 오타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물론 오타니의 '배신'이 달갑지 않은 일부 팬들의 야유도 들리기는 했지만, '오타니를 환영한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
에인절스 구단도 야구장 좌측 외야석 전광판에 '돌아온 걸 환영한다(Welcome Back SHOHEI OHTANI)'라는 문구를 오타니의 에인절스 시절 사진과 함께 노출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그 밑에는 '2018년 AL 올해의 신인, 2021년 AL MVP, 2023년 AL MVP, 2번의 실버슬러거' 등 오타니가 에인절스 시절 이룬 업적들을 열거했다.
이날 에인절스타디움에는 올시즌 가장 많은 4만4731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종전 최다 관중은 홈 개막전인 4월 6일 보스턴 레드삭스전의 4만4714명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니 다저스 팬들이 절반은 됐을 것으로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오타니를 보기 위해 모인 팬들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에인절스 선수들도 오타니와의 해후를 만끽했다. 오타니가 1회초 첫 타석에 발을 들이자 에인절스 포수 로간 오하피가 환한 미소로 맞으며 서로 등을 두드려줬다. 투수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 오하피와 5경기에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오타니가 3회 우측 3루타를 치고 3루에 안착하자 3루수 앤서니 렌던 역시 오타니와 재회의 반가움을 나눴다.
경기 후 오타니는 "선수로서 나와 우리 팀 앞에 계신 팬분들에게 큰 응원과 감사를 표하고 싶다. 그분들이 이곳에 와준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오늘 가장 큰 부문은 이 경기장에서 애너하임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그게 나에게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띤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2018년부터 작년까지 6시즌을 뛰면서 신인왕과 두 차례 만장일치 MVP에 올랐다. 오타니가 몸담는 동안 에인절스는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지만, 오타니가 베이브 루스 이후 약 100년 만에 투타 겸업 신화를 쓸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FA 자격을 얻은 오타니가 에인절스에 대한 충성심의 '발로'로 잔류할 것으로 믿었던 구단 내 인사들이 상당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인절스는 오타니에 구체적인 오퍼를 하지는 않았다. 다저스와 10년 7억달러 계약을 옆집 구경꾼처럼 지켜보기만 했다.
ESPN은 이날 오타니의 에인절스타디움 방문 소식을 전하며 '아트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는 다저스에 필적할 만한 오퍼를 하지 않았다. 만약 에인절스가 FA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면 오타니가 잔류했을 것인가의 여부는 영원히 흥미로운 추측을 낳는 질문으로 남게 됐다'며 '오타니는 이날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같은 질문에 "에인절스가 오타니와 협상을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기저기 떠도는 소문으로는 에인절스도 오타니쪽과 만날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실제 그런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오타니는 (나에게)에인절스로부터 오퍼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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