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쯤되면 토트넘을 떠나는게 답일수도 있다.
'손세이셔널' 손흥민(32·토트넘)을 향한 비난이 도를 넘고 있다. 지난 15일(한국시각)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0대1 패배 후 수위는 더욱 높아졌다. 토트넘은 '주장' 마르틴 외데가르드의 부상과 '에이스' 데클란 라이스의 징계로 중원이 붕괴된 아스널을 상대로 우위가 예상됐지만, 점유율만 높았을 뿐 시종 답답한 경기 끝에 세트피스 한방에 무너졌다.
왼쪽 날개로 나선 손흥민은 연계에 집중하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결과적으로 유효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한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선발 라인업에 복귀한 '최고액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고, 오른쪽 날개 브레넌 존슨은 실수를 반복했다. 공격 숫자를 최대한 늘린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스타일은 여전했지만, 아스널 수비진을 괴롭히지 못했다.
공격진 누구하나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모든 욕은 손흥민을 향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다. 세트피스 수비 디테일이 아쉬웠다. 갈길이 멀지만 반드시 반등할 것"이라는 경기 인터뷰 후 비난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리더십이 없다", "주전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등은 물론, 심지어 "우리가 가진 최악의 주장"이라는 소리까지 나왔다. 물론 "손흥민은 레전드"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가혹할 정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냉정히 아스널전을 돌아보자. 손흥민의 역할은 클래식 윙어에 가까웠다. 왼쪽에 자리해, 왼쪽에서 기회를 모색했다. 손흥민이 경기 내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지가 파고드는 공간을 만드는 일이었다. 손흥민이 잘하는 중앙으로 이동하며, 연계를 하거나 슈팅을 때릴 수 있는 장면 자체를 만들 수가 없었다. 해리 케인이 떠난 후 토트넘에서 가장 결정력이 좋은 손흥민을 반은 커녕, 반에 반도 써먹지 못했다. 손흥민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이 오히려 기회를 만들어야 하고, 골을 노려야 하는 상황은 분명 비정상적이었다.
과연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의 활용법을 알고 있나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골과 가까운 위치에 있었던 에버턴전, 손흥민은 멀티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능력이 여전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영국 언론은 10년 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던 손흥민이 한 경기 부진했다고 집중포화를 날렸고, 이제는 팬들까지 가세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군말 없이 자신의 책임감을 다하고 있지만, 힘이 빠지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세트피스 전술 부재 지적에 대해 회피하고 있고, 심지어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을 했던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감쌌다.
손흥민의 계약기간은 올 시즌까지다. 물론 1년 연장 옵션이 있지만, 토트넘은 아직 아무런 말이 없다. 손흥민은 여전히 마케팅적으로나, 실력적으로나 매력적인 선수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비롯해, 여러 팀들이 여전히 군침을 흘리고 있다. 박수도 짝이 맞아야 소리가 난다. 일방적인 충성심은 없다. 10년간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를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고, 제대로 평가해주지도 않는다면, 토트넘을 떠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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