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영화 '베테랑2'(류승완 감독·외유내강 제작)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500만 고지에 섰다.
지난 2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이날 오전 '베테랑2'는 누적관객수 502만3539명을 기록했다.
추석 연휴 독주 끝에 400만을 돌파한'베테랑2'는 두번째 주말에 500만을 넘어서며 흥행에 '성공'했다.
1342만 관객을 모은 전편으로 인해 혹자는 '베테랑2' 역시 무난하게 흥행에 성공할 것이라고 봤다. 게다가 2편은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과 토론토 국제 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됐을 만큼 작품성까지 인정받아 기대감은 더 높았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우려는 역시 통쾌한 사이다 액션을 기대했던 팬들에게서 나왔다. 복잡해진 스토리 라인과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가 걱정을 더욱 자극했다. 1편의 통쾌함을 기대했던 이들에게서 아쉬운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류승완 감독은 왜 편한 길을 놔두고 어려운 길을 택했을까. 재미와 흥행 만을 추구했다면 제작은 더 편하지 않았을까. 그저 1편을 그대로 '답습'하면 된다. 단순히 생각해도 메인 빌런만 재벌 2세에서 정치인, 조폭, 연쇄살인범으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조태오(유아인)보다 더 악독한 빌런을 만드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류승완표 스타일리시 액션은 정평이 나있기 때문에 이를 기대하는 관객들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다. 류 감독의 입장에서도 그 편이 훨씬 수월해 보인다. 그정도는 충분히 뽑아낼 수 있는 감독이라는 것을 영화팬들은 누구나 안다.
하지만 류 감독은 부담감과 우려를 무릅쓰고 다른 길을 택했다. 사적 복수에 학교 폭력까지 곁들여 생각해볼 지점을 만드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했다. 자신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류승완표' 영화는, 이 영화를 왜 만드는지 이유가 있어야하고 그 속에서 재미 뿐만 아니라 사회를 제대로 조명해야 한다. '부당거래'나 '모가디슈' '밀수'는 말할 것도 없고 초기작 '아라한 장풍대작전'이나 전편 '베테랑1'도 단순한 오락물에 그치지 않았다. 그렇기에 관객들은 더 열광했다.
그래서 '베테랑2'는 여타 속편 류와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베테랑' 1편의 영어제목은 그냥 'Veteran'이지만 2편의 영어제목이 'I, Excutioner(사형 집행인)'인 것도 그런 이유다. 서도철(황정민)과 강력범죄수사대라는 캐릭터는 버리지 않지만,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베테랑2'의 흥행은 더 뜻 깊다.
물론 '베테랑2'는 1편의 유산을 잇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대사가 대폭 축소된 것은 아쉽지만 "이제 판 뒤집혔다"나 "내가 죄짓고 살지 말라 그랬지" 같은 멘트는 이제 '베테랑'시리즈의 시그니처 대사가 된 셈이다. 전석우(정만식) 극동화물 소장과 박승환(신승환) 명성일보 기자의 재등장 역시 반가운 일. 고 방준석 음악감독의 유산을 이어받은 장기하 음악감독의 음악도 관객석을 끊임없이 들썩이게 만든다.
P.S.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입부 '힘내라' 시퀀스는 반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본편과 완전히 다른 톤에, 코믹에 파묻혀 '베테랑'의 묘미인 재미와 현실감의 줄타기에서 떨어진 모양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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