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젠 내가 보답하겠다."
이런 외국인 투수가 또 있을까.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 '의리의 사나이'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타구에 맞아 턱관절 골절상 수술을 할 때만 해도 KIA와의 동행도 끝나는 듯 싶었다. 그러나 선수단, 팬들이 마음을 모은 쾌유 기원에 굵은 눈물을 쏟으며 복귀를 다짐했다. 퇴원이 무섭게 홈구장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찾아 운동을 시작했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앞둔 동료들을 응원하기 위해 깜짝 시구자로 나서기도. "페넌트레이스 우승 세리머니에 내가 빠질 순 없다"며 원정길 동행까지 자처한 그는 기어코 샴페인 세리머니에 동참하며 '원팀'이 무엇인지를 증명했다.
네일의 시선은 한국시리즈와 V12에 고정돼 있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엇갈리는 게 사실. 수술 후 회복에만 한 달여가 소요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을 거치더라도 긴 실전 공백과 부상 트라우마가 걸림돌로 지적됐다. "반드시 한국시리즈에서 던지겠다"고 다짐했던 네일이지만, 기대와 우려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KIA 이범호 감독은 네일의 복귀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페넌트레이스를 마치고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연습경기 일정이 잡혀 있다. 그때 (완전히 회복된다면) 던지게 하고, 컨디션을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 선발 등판이 가능한지, 선발이 안된다면 다른 활용 방법이 있을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네일은 22일 이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40개의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수술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캐치볼을 넘어 불펜 투구까지 나섰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 네일의 빠른 회복력과 KIA의 철저한 관리가 한 몫을 했지만, 무엇보다 선수 본인의 의지가 어느 정도인지를 증명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라이브 피칭과 실전 점검까지 고려하면 KIA의 남은 일정상 네일의 페넌트레이스 등판은 어렵다. 하지만 내달 말로 예정된 한국시리즈까지 한 달 남짓한 시간이 남은 만큼, 네일의 투구 빌드업은 여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다. 네일이 지금의 회복력과 컨디션, 의지만 이어간다면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도 충분히 이뤄질 전망.
이 감독도 최상의 지원을 약속했다. 그는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을 잘 소화하고 있는 만큼, (한국시리즈에선) 전혀 문제 없이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네일이 개막전에서 던지는 느낌으로 준비할 수 있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수 인생 변곡점이 될 수도 있는 큰 부상에도 팀을 위한 헌신과 의리를 잊지 않았다. 올 시즌의 네일은 KIA에 외국인 선수 그 이상의 울림을 주고 있다. 희미했던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 모습도 서서히 윤곽이 잡히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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