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척추 피로골절을 딛고 돌아온 KIA 타이거즈 윤영철(20).
예상보다 빠른 복귀다. 두 달 전 부상 소식이 들려올 때만 해도 사실상 '시즌아웃'이라는 시선이 우세했다. 피로가 누적된 골절, 그것도 몸 전체 밸런스를 넘어 선수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척추 부위 부상이었기에 간단히 넘길 소식이 아니었다.
윤영철이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시선이 바뀌었다. 페넌트레이스 막판 점검을 거쳐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생겼다.
하지만 이런 기대도 '선발'보다는 '불펜' 쪽에 초점이 맞춰졌던 게 사실. 실전 공백 기간이 워낙 길었고, 많은 이닝과 투구를 소화하기엔 가볍게 생각할 만한 부상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소위 '6이닝-100구'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선이 컸다. 140㎞를 오가는 직구를 바탕으로 5이닝 투구에 시선이 맞춰졌던 윤영철의 부상 이전 투구 역시 이런 전망의 밑거름이 됐다.
KIA 역시 윤영철의 페넌트레이스 막판 점검 계획을 '불펜'에 맞췄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에릭 스타우트가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이탈한 것. 남은 페넌트레이스 일정에서 선발 한 자리가 빈 가운데, KIA는 계획을 바꿔 윤영철을 선발 등판 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KIA 이범호 감독은 "그동안 선발로 뛰었던 선수이니 선발로 내보내는 게 선수에게 더 낫지 않겠느냐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영철이 1군에서 던질 정도의 몸 상태를 회복한 것은 엔트리 복귀로 증명됐다. 관건은 이닝-투구 수. 여전히 빌드업이 완벽하다고 보긴 어려운 시점이다.
KIA는 '첫 투수' 개념으로 윤영철을 활용한다는 플랜. 이 감독은 "투구 수는 원래 계획대로 40개 정도로 생각하려 한다. 기존 선발 등판 준비 루틴대로 던지게 하고, 뒤에 황동하 김도현 등을 활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닝을 두고는 "투구 모습이나 투구 수 등을 지켜보고 결정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계획대로면 한국시리즈에서도 윤영철은 1+1 형태로 선발 등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양현종-라우어 외에 부상 재활 중인 제임스 네일 이후 선발 한 자리가 고민이었다. 당초 황동하와 김도현이 1+1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으나 구위나 경험 면에서 한국시리즈의 무게감을 이겨낼 수 있을지엔 물음표가 있었던 게 사실. 데뷔 첫 해부터 선발로 경험을 쌓아온 윤영철이 이들에 앞서 첫 주자로 나서게 되면 부담감은 한결 줄어들 수 있을 전망이다.
윤영철은 23일 광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 37개. 직구 최고 구속 140㎞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터까지 자신이 가진 무기를 모두 활용했다. 부상 전과 다름없는 쾌투. V12 플랜에 고심 중인 KIA 벤치가 미소 지을 만한 활약이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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