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돌부처 없는 가을야구'. 현실이 될까.
23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2)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 시즌 마무리로 출발했으나 구위 하락 속에 결국 보직을 내려놓은 오승환은 한때 퓨처스(2군) 재정비를 통해 반등을 도모했음에도 일어나지 못했다. 블론 세이브 8개로 리그 전체 부문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결국 삼성 박진만 감독이 23일 엔트리 변경을 단행하면서 칼을 빼들었다. 박 감독은 "지금 구위론 포스트시즌 출전은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오승환 없는 삼성 불펜을 향한 시선은 엇갈린다.
가을야구의 무게감은 대단하다. 페넌트레이스와 달리 한 장면으로도 승부가 갈릴 수 있다. 신구조화를 앞세워 2위로 가을야구행을 결정지은 삼성이지만,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삼성 왕조 시대를 이끌며 누구보다 많은 가을야구를 경험한 돌부처의 관록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 그러나 기량 하락세가 눈에 보이는 오승환을 활용하는 게 과연 삼성 불펜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공존한다.
박 감독은 "사실 최근 몇 경기 불펜 때문에 힘들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포스트시즌 분위기는 페넌트레이스와 다를 것이다. 우리 팀에선 새롭게 (가을야구를) 접하는 선수들이 많을 것"이라며 "경험치가 중요한 건 사실이다. 굳이 오승환을 빗대어 말하는 것 같아 그렇지만, 경험이 있어도 구위가 떨어지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시점에선 삼성의 '오승환 없는 가을야구'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간 내 보직 변경이나 극적인 구위 반등이 이뤄지긴 쉽지 않다. 포스트시즌까지 남은 기간 반등 여지가 보인다고 해도 삼성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믿는 구석이 없는 건 아니다. '약체' 평가를 보기 좋게 뒤집은 신구조화의 힘이 삼성의 자신감. 박 감독은 "캠프 때 우리 선수들이 누구보다 많은 훈련을 하며 굵은 땀을 쏟았다. '아직도 이런 야구를 하느냐'는 말도 많이 들었다. 연습경기에서 연이어 패하고, 약체 평가도 받았다"며 "하위권 평가가 우리 선수들에게 큰 자극이 된 것 같다. 그런 평가를 계기로 더 열심히 뛰고 준비한 것을 잘 보여준 것 같다. 지금의 성과는 모두 선수들 덕분"이라고 시즌을 돌아봤다. 그는 "구자욱 강민호 박병호 등 베테랑 뿐만 아니라 김지찬 이재현 김영웅 등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신구조화의 파급효과가 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해가 영원히 중천에 떠 있을 순 없다. 지는 해가 있으면 뜨는 해도 있는 법. 미래로 한 발짝 씩 나아가고 있는 삼성이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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