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2관왕과 3관왕은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 그렇다고 한명이 순순히 양보를 해줄 수도 없다. 포스트시즌 탈락팀들의 '에이스'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꼴찌 키움 히어로즈와 9위 NC 다이노스. 하지만 아직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가 남아있다. 바로 '에이스' 투수들의 개인 타이틀 싸움이다.
23일 기준으로 리그 탈삼진 부문에서 키움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173탈삼진으로 1위, NC의 카일 하트가 172탈삼진으로 1개차 2위를 기록 중이다. 3위인 키움 아리엘 후라도(169K)도 바짝 쫓고 있고, 그 뒤를 따르는 롯데 자이언츠 애런 윌커슨(166K), 찰리 반즈(165K)도 남은 경기에서 어떤 변수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일단 2파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근까지 탈삼진 부문도 하트의 독주였다. 하트는 최대 4관왕까지도 노려보던 투수다.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투수로 손꼽힐 정도의 성적을 기록했고, MVP 레이스에서도 김도영(KIA)과 유일하게 대적해볼 수 있는 상대일 정도였다.
하지만 하트가 후반기들어 두번이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등판을 거르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MVP 레이스에서 다소 밀렸고, 노렸던 4관왕 중에서 다승 부문은 두발짝 물러났다. 다승 1위까지 노려봤던 하트의 승리 사냥이 멈춘 사이, 원태인(삼성)이 15승으로 치고 올라서면서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아졌다.
하트는 23일 기준으로 평균자책점 1위(2.44), 승률 1위(0.867)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과 승률 부문에서는 약간의 여유가 있지만, 탈삼진 부문은 무척 치열하다. 헤이수스의 페이스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경기에서 과연 하트가 3관왕을 할 수 있을지, 아니면 헤이수스가 자신의 첫 개인 타이틀을 딸 수 있을지가 확정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둘 다 나란히 두번의 기회가 남아있다. 헤이수스는 24일 고척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하고, 로테이션과 일정상 한번의 등판 기회가 더 주어질 수 있다.
하트 역시 마찬가지. 지난 10일 수원 KT 위즈전 등판 도중 어지럼증을 호소해 조기 강판됐던 하트는 이튿날 예상치도 못했던 햄스트링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25일 창원 홈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하트 역시 SSG전 이후로도 한번 더 등판이 가능하다. NC는 최근 우천 취소 경기가 늘어났고, 아직 미편성 경기들이 있어 하트가 몸 상태에 문제만 없다면 충분히 총 2번의 등판을 할 수 있다. 공필성 감독대행은 "(잔여 경기 등판에 대해)하트와 상의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가 타이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다면 등판 간격이나 일정을 조율해 확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록 NC와 키움 두팀 모두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것은 무척 아쉽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의 성적이나 타이틀과 같은 부분을 부담없이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특히나 이 경쟁은 외국인 에이스 투수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지원해줄 수 있다.
하트에게는 2관왕 혹은 3관왕이 결정되느냐에 따라 자신의 몸값 자체가 달라지고, 헤이수스 역시 올 시즌 최하위 팀에서 분전한 에이스 투수로서 개인 타이틀 수상으로 충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폭제가 만들어진다. 끝까지 재미있는 대결이 될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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