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패전 투수가 된 다음날. 공손하게 두 손을 모아 적진(?)을 찾아갔다. 이유가 있었다.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는 2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 앞서, 원정팀 훈련 시간에 야구공 한개와 사인펜 한개를 들고 그라운드에 나왔다.
하트는 하루 전인 25일 SSG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지만 6이닝 5안타(2홈런) 10탈삼진 1볼넷 2사구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개인 타이틀 3관왕을 노리는 상황이었는데, 이날 대량 실점을 하면서 평균자책점과 승률 부문에서 1위를 내주고 말았다.
씁쓸할 법한 상황이었지만 하트는 아주 정중하게 사인을 요청했다. 상대는 바로 SSG 주장 추신수였다. 올 시즌 은퇴를 앞두고 있는 추신수는 이날이 자신의 선수로서 찾는 마지막 창원 원정 경기였다.
하트가 훈련 중인 SSG 선수들과 함께 대화 중인 추신수에게 찾아가 정중하게 사인을 요청했고, 한참동안이나 서로 대화를 나눴다. 함께 서있던 한유섬도 하트와 친밀하게 안부를 주고 받았다.
전반기 막바지 창원에서 두팀 간의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을 때 얼굴을 붉히기도 했던 사이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뒤돌아 서면 앙금은 없다. 추신수와 하트는 한참동안이나 대화를 나눴고, 하트는 사인볼을 들고 꾸벅 감사 인사를 한 후 홈 라커로 돌아갔다.
하트가 사인을 받은 이유가 있었다. 바로 자신이 열렬한 추신수의 팬이었기 때문이다. 하트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추신수 선수를 정말 좋아했다. 너무 너무 팬이어서 사인을 꼭 받고 싶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비록 상대팀이지만, 서로가 서로의 롤모델이자 우상이 될 수 있는 관계. 선수로서의 마지막 만남이라 더욱 특별했다.
창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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