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정의 만루홈런도 중요했지만, 정준재의 전력질주가 더욱 값졌던 이유.
SSG 랜더스가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
SSG는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7대2로 승리했다. 이 경기에서 패했다면 6위로 시즌 마감이었다. 하지만 막판 기적의 4연승을 거두며 KT 위즈와 공동 5위가 됐다. 1일 수원에서 5위 자리를 놓고 운명의 단판 승부를 벌인다.
키움전, SSG는 비장할 수밖에 없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비겨도 안됐다. 하지만 1회 득점 찬스에서 4번 에레디아가 잘 친 직선 타구가 상대 유격수 김태진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며 뭔가 기운이 좋지 않았다. 2회에도 1사 2루 찬스를 날렸다.
하지만 주포 최정이 3회 선제 투런포를 때리며 막힌 혈을 뚫어줬다. 4회 2사 후 박성한의 1타점 적시타까지 터졌다.
3-0 리드 상황. 하지만 3점으로는 안심할 수 없었다. 키움이 타자들은 베스트로 출전시킨 가운데, 큰 타구 하나면 언제든 게임 흐름이 바뀔 수 있었다. 여기서 나온 최정의 그랜드슬램. 이건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데 확실한 한방이라 할 수 있었다. SSG가 이 최정의 홈런 후 추가점을 내지 못한 걸 감안하면, 정말 귀중한 홈런이었다. 또 이 홈런으로 필승조를 아꼈고, 추신수의 마지막 타석도 만들어줄 수 있었다.
최정이 모든 찬사를 받은 날, 그런데 그 만루홈런이 터지기 전 정준재를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
박성한의 안타가 터진 후 2사 1, 2루 상황. 2번 정준재는 2루 땅볼을 쳤다. 하지만 정준재는 개의치 않고 최선을 다해 뛰었다. 어떤 타구를 쳤든, 최선을 다해 주루 플레이를 한다는 프로로서의 기본을 지킨 것. 이에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키움 2루수 김혜성이 급했고, 평소 보여주지 않던 어이없는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이 실책으로 이닝이 종료돼야 하는게 만루 찬스로 이어졌고 키움은 김선기로 투수를 바꿨고, 그렇게 최정의 극적 만루포가 타졌다. 기본을 지킨, 최선을 다하는 주루 하나가 경기를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준 결과였다.
정준재는 대학 얼리로 SSG 유니폼을 입은 신인. 후반기 주전 2루수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가진 기본기가 좋은 이유도 있겠지만, 이런 자세를 높이 산 것 아니었을까. 찬스에서 아쉬운 타구를 치면 탄식하고, 고개를 떨구고, 어차피 죽었다며 전력질주를 하지 않는 선수들이 태반이다. 상대 수비 실수를 보고, 그제서야 속도를 붙이지만 아웃되는 경우도 파다하다. 실제 최근 한화 이글스 유로결이 아웃카운트를 착각했다는 이유로 땅볼을 치고 대충 주루를 하다 김경문 감독에게 2군행 철퇴를 맞았다. 그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정준재의 주루 플레이였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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