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 일본대표팀 감독(60)이 20년간 잡았던 일본에서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일본배드민턴협회는 1일 기자회견을 갖고 "박주봉 감독이 올해 12월까지 대표팀 사령탑의 임기를 마치고 후임으로 오호리 히토시를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 감독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직후부터 이끌었던 일본대표팀에서 물러나게 됐다. 박 감독은 1980~1990년대 한국 배드민턴의 초대 전성기를 이끌었던 전설이다.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남자복식 금메달을 딴 그는 국제대회 우승 72회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등 세계무대를 평정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1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노메달'에 그친 후 대대적 혁신을 선언했던 일본에게 '전설 박주봉'은 반드시 잡고 싶은 지도자였다. 말레이시아대표팀 사령탑(1999~2002년)을 마친 뒤 세계 순회 배드민턴 전도사(인스트럭터) 역할을 하고 있던 박 감독은 일본의 강력한 '러브콜'에 생애 첫 일본 생활을 시작했다.
일본대표팀에 부임한 이후 일본서는 '신'으로 불려왔다. 부임 당시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 등 강국의 위세에 밀려 아시아 변방국에 불과했던 일본이다. 박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일본 배드민턴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한때 한국을 추월했고, 세계 최강 중국을 강하게 위협하는 강국으로 성장했다.
박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여자복식 은메달)을 일본에 안겼고, 2016년 리우올림픽서는 사상 첫 금메달(여자복식)과 함께 동메달(여자단식) 1개를 더해 역대 최고 성적을 냈다.
역대 최고 성적 행진은 계속됐다.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금·은·동메달 각 2개로, 2019년 세계선수권에서도 금 2개, 은 3개, 동 1개를 수확하며 역대 최고 성적을 업그레이드했다.
이후 '2020 도쿄올림픽'에서 동메달 1개에 그쳤다가 지난 파리올림픽에서 동메달 2개를 안긴 박 감독은 일본 배드민턴 역사에 황금기 업적을 남기고 떠나게 됐다.
일본배드민턴협회는 "박 감독이 대표팀 임기(2024년 12월말)를 마치면 내년 3월까지 협회와의 계약기간이 남기 때문에 어드바이저로 대표팀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의 후임으로 선임된 오호리 히토시 감독(56)은 일본 주니어대표팀과 실업팀 토나미운수 사령탑을 겸하는 지도자로 2028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을 겨냥해 내년 1월 새로운 체제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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