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에릭 텐 하흐 감독이 맨유의 신화인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처럼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을까.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텐 하흐 감독이 운명의 무대에 오른다. 맨유는 6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각) 영국 버밍엄의 빌라파크에서 애스턴빌라와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를 치른다. 텐 하흐 감독은 애스턴빌라전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면 경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라운드에서 토트넘에 0대3으로 패한 맨유는 EPL에서 2승1무3패로 부진하다. 순위는 14위로 추락해 있다. 승점 7점은 6라운드 기준 맨유의 역대 최저 승점 공동 1위의 굴욕이다. 맨유는 유로파리그에서도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 리그 페이즈에서 21위에 처져있다.
영국의 '더선'은 이날 '빌라파크는 텐 하흐 감독에게는 마지막 기회의 무대가 될 수 있다'면서도 '퍼기 타임'을 이야기했다. 1986년 11월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퍼거슨 감독은 1989~1990시즌 위기를 맞았다.
1989년 '박싱 데이'인 12월 26일 애스턴빌라와의 원정경기에서 0대3으로 참패하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극에 달했다. '퍼기 타임'은 그 때도 유효했다. 그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역사를 만들었다.
텐 하흐 감독에게도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유에서 선수 생활을 한 스티브 브루스 블랙풀 감독은 "퍼거슨 감독은 상황을 뒤집을 시간을 가졌고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봐라. 텐 하흐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물론 팬들은 성공을 간절히 원하지만, 그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여름 맨유는 텐 하흐 체제를 고수하기로 했다. 지금도 유효해야 한다. 퍼거슨 시절에 우리가 알게 된 것처럼, 상황은 바뀔 수 있고 실제로 바뀌기 때문이다. 텐 하흐에게 시간을 좀 주자"고 강조했다.
퍼거슨 감독은 애스턴빌라전 후 라커룸에서 40분간 '헤어 드라이어'를 돌렸다. 인내는 달콤했다. 그는 그 시즌 맨유에서 첫 우승컵인 FA컵을 들어올렸다. 브루스 감독은 "나머지는 역사가 되었다. 우리는 그 시즌에 FA컵을 따냈고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 기간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퍼거슨 감독에게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2년 여름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텐 하흐 감독은 첫 시즌 팀을 EPL에서 3위로 이끌었다. 리그컵에선 우승, FA컵에서는 준우승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정반대의 행보였다. 맨유는 EPL에서 7위 이하 떨어진 적이 없지만 8위에 그쳤다. 시즌 마지막 무대인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텐 하흐 감독의 거취는 '경질'로 사실상 결론이 내려졌다. 현실은 달랐다.
맨유는 '맨체스터 라이벌' 맨시티를 2대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텐 하흐 감독은 기사회생했다. 그는 두 시즌 연속 우승컵을 선물했다.
하지만 텐 하흐 감독이 '퍼거슨의 길'을 밟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는 "우리는 목표를 이룰 것이다. 지금 당장 우리를 판단하지 말고, 시즌이 끝날 때 판단해 달라"며 "우리는 과정에 있고, 개선될 것이다. 우리는 이미 결승에 진출한 두 시즌의 기록을 갖고 있다. 그냥 기다려달라"고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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