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문보경은 내일도 4번이다."
4번타자로서의 위압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희생번트를 대는 4번타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뚝심은 변하지 않는다. 문보경을 계속 4번에 배치하겠다고 했다.
LG는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대5로 승리했다. 넓은 잠실을 떠나, 그보다는 좁은 수원에 오니 염 감독의 바람대로 '빅볼' 야구가 실현됐다. 박동원의 선제포와 오스틴의 역전 결승 스리런포가 터지며 플레이오프행 확률 100%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고민거리가 다 지워진 건 아니다. 텨져야 할 핵심타자 김현수와 문보경은 여전히 침묵중이다. 1, 2차전 매우 부진했던 두 사람. 그나마 김현수는 3차전 첫 안타라도 쳤다. 하지만 문보경은 부진이 지독하다.
3경기 모두 4번으로 출전했지만 14타석 12타수 무안타다. 볼넷 1개에, 희생번트 1개가 있었다.
문보경은 올시즌 도중 LG 새로운 4번이 되며 주목받았고, 30홈런-100타점 기록을 달성하며 가을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4번으로서 첫 가을야구에 부담을 느꼈는지, 너무 잘하고 싶었는지 1차전부터 힘이 많이 들어간 스윙으로 안타 생산에 실패했다.
그래서 더 조급해진 것일까. 상대 유인구에 계속해서 헛스윙이다. 자신감도 떨어져, 맞히는 데 급급하고 있다.
3차전은 더욱 안타까웠다. 오스틴의 역전 스리런포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는데, 다음 타석 문보경은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팀이 역전을 했으니, 더 편하게 시원한 스윙을 해도 될텐데 선수의 답답함이 그대로 전달되는 장면이었다. 어떻게라도 살아나가겠다는 의지는 좋게 평가할 수 있지만, 4번타자로서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그 다음 타석은 벤치에서 아예 희생번트 작전을 냈다. 물론 단기전 1점이 중요하지만, 문보경의 컨디션이 좋았다면 아마 4번타자에게 희생번트 작전을 내지는 않았을 거다. 그 다음 타석은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였다. 어떻게든 문보경을 살려보려는 염경엽 감독의 노력이 느껴질 정도였다. 문보경은 안타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두 번 모두 주자를 2루에 성공적으로 보냈다.
차라리 선수가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면 한두경기 타순을 조정해주고, 감을 잡으면 다시 4번에 배치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현 LG의 상황에서는 4번 대체자가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다. 염 감독은 4차전에서 문보경을 다시 4번으로 기용할 거냐는 질문에 "문보경은 내일도 4번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과연 염 감독의 믿음의 야구가 문보경을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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