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내가 게임을 망쳤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갔음에도 자책했다. 자신이 망친 게임을 선수들이 살려줬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KT는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6대5로 승리, 다시 한 번 0%를 100%로 만드는 기적의 도전에 나서게 됐다.
KT는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에 이어 준플레이오프 역시 새 역사 창조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역대 준플레이오프 1승1패 상황 3차전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에 올랐는데, KT가 5차전을 잡으면 그 기록이 중단된다.
쉽지 않은 경기였다. 이 감독의 경기 전 공언대로 쿠에바스에 고영표를 바로 붙이며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8회 믿었던 소형준이 흔들리며 5-3으로 앞서던 경기가 5-5로 동점이 됐다.
결국 위기 상황 마무리 박영현을 일찍 낼 수밖에 없었고, 점수가 나지 않자 박영현을 무려 3⅓이닝이나 던지게 했다. 불행 중 다행인 건 11회말 무사 만루 찬스 2사까지 몰리며 그대로 날리는 듯 했으나, 심우준이 천금의 끝내기 안타를 치며 KT를 벼랑 끝에서 구했다.
이 감독은 "좋은 경기를 했다. 내가 투수 교체를 미스하며 게임을 망쳤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벼랑 끝에서 투혼을 발휘해줬다. 박영현은 마지막이라 무리하게 썼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면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말하는 투수 교체 미스 장면은 8회 고영표와 소형준의 교체 상황. 호투하던 고영표가 선두 문보경에게 볼넷을 내주고, 박동원에게 정타를 허용한 게 불안했다. 그래서 소형준을 냈는데, 소형준의 구위가 잠실에서 보던 그것과 달랐다. 이 감독은 "사실 고영표가 동점을 허용할 때까지 두려고 했다. 그런데 여러 생각이 들더라. 구위도 떨어진 것 같고, 상대가 너무 못쳐 이제는 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소형준이 잠실에서 너무 좋았던 모습에 확실하게 믿고 썼는데"라며 거기서 경기가 꼬였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무사 만루로 환희하다 득점 없이 2사 만루까지 몰린 상황에 대해 "이대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은 했다. 야구는 무사 만루보다 오히려 2사 만루때 확률이 좋을 때가 있다"며 "우리에게 다시 한 번 0%에서 100% 기적을 이루라고 운이 따른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5차전 얘기를 하며 다시 한 번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경기 중간 1점만 더 나왔으면 고영표를 빨리 내렸을 거다. 그럼 5차전 선발 엄상백에 이어 승부를 걸 수 있었는데"라고 했다. 고영표는 이날 3⅓이닝 52개의 공을 던졌다. 하루 쉬고, 5차전 등판은 쉽지 않다. 물론 선수는 출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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