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비인기 구단의 경기라 재미가 없다고? KT 위즈의 이야기는 다르다.
KT가 다시 한 번 0%의 확률에 도전한다.
KT는 지난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6대5로 승리했다.
다시 한 번 벼랑 끝에 몰렸다. 1차전을 승리한 KT는 2차전과 3차전을 내리 내줬다. 분위기는 LG로 넘어갔다.
벼랑 끝에 몰린 KT는 4차전에서 LG를 끝까지 물고 늘어졌다. 2회초 김현수와 박해민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선취점을 내줬지만, 2회말 선두타자 문상철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4회초 다시 한 점을 내줬지만, 4회말 3점, 5회말 1점을내면서 리드를 잡았다.
5-3으로 이기는 듯 했지만, 8회초 필승 카드로 꺼낸 소형준이 흔들렸고, 결국 연장으로 승부가 향했다.
KT는 8회부터 10회까지 득점권에 주자를 뒀지만 점수를 내지 못했던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11회말 강백호의 타구가 비디오 판독으로 파울에서 페어로 바뀌면서 다시 한 번 찬스를 잡았다. 강백호는 2루에 안착. 이후 김상수의 고의 4구에 이어 황재균의 희생번트 때 야수선택이 나오면서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LG도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배정대의 2루수 땅볼로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았고, 대타 천성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다시 분위기가 LG로 향하는 듯 했지만, 마지막 순간 KT가 웃었다. 심우준의 타구가 투수 맞고 유격수와 2루수 사이로 향했고, 이를 잡기 위해 오지환과 신민재가 충돌하면서 포구에 실패해 끝내기가 됐다. KT는 승부를 5차전으로 끌고 갔다.
올 시즌 KT의 스토리는 '끝장승부'였다. 시즌 내내 고행길이 이어졌다. 주전 선수의 줄부상으로 시즌 초반 10위까지 찍었지만, 후반기 대반등에 성공하면서 5강 싸움을 이어갔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SSG 랜더스와 5위 동률을 이루며 KBO 최초로 5위 결정전을 치르게 됐다.
경기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결국 승자는 KT가 됐다. 8회말 로하스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4대3 승리하면서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015년부터 실시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팀이 업셋을 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KT는 두산과의 1,2차전을 모두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0%의 확률을 깼다.
밑바닥부터 정상까지 향하는 여정에 관중들도 열광하고 있다. 5위 결정전은 물론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는, 플레이오프 4경기 모두 매진됐다.
단순히 KBO 최고 인기 구단으로 불리는 LG의 영향만은 아니다. 잠실구장 3루에는 두산과 LG에 지지 않은 KT 팬의 응원이 함께 했다. KT 선수들도 "우리 팀 팬들이 정말 많이 늘었다"고 입을 모아 흡족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제 KT는 두 번째 0% 확률 깨기에 도전한다.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에서 3차전을 잡은 팀이 모두(6차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4차전을 잡았지만, KT로서는 다시 한 번 첫 사례 만들기에 도전한다. 체력적인 열세는 있지만, KT 선수단은 "도장깨기"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감독은 4차전 경기를 마친 뒤 "우리에게 다시 한 번 0%에서 100% 기적을 이루라고 운이 따른 것 같다"라며 '새 역사'를 향한 출사표를 던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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