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0퍼센트의 확률을 깰 뻔했던 마법사들의 가을 야구가 끝났다. LG 트윈스가 KT 위즈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5차전. 시리즈 전적 2승 2패의 두 팀이 벌인 끝장 승부에서 LG가 4대1로 승리했다.
KT의 가을 야구는 끝났지만, 엄청난 여정이었다. 시즌 중 꼴찌까지 추락했던 팀이 타이브레이크 결정전 끝에 정규시즌을 5위로 마쳤다. 4위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KBO 역대 최초로 업셋에 성공했다.
KT는 기세를 몰아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승리했다. 2~3차전을 내리 내주며 시리즈 탈락의 위기에 몰렸지만 4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5차전에서 더 이상의 기적은 이어지지 못했다. LG 임찬규-손주영-에르난데스로 이어진 투수진의 호투에 KT 타선이 단 1점을 뽑는 데 그쳤다. 마운드에선 엄상백, 손동현, 소형준, 고영표, 벤자민까지 총출동 했지만 도합 4실점 하며 끝내 패배를 당했다.
시즌 막판 SSG 랜더스와의 5위 싸움 총력전과 타이브레이커부터 시작된 거나 다름없는 포스트시즌 8경기. 쉴 새 없이 달려온 KT 선수들의 체력은 이미 진작에 바닥나 있었다.
아무리 공격해도 죽지 않는 좀비 같은 모습을 KT 선수들이 보여줬다. 포기를 모르는 마법사들의 정신력에 팬들도 감동했다. 5차전 잠실야구장 절반을 꽉 채우며 LG 팬들에 뒤지지 않는 응원을 보여준 KT 팬들의 숫자가 이를 증명했다.
그리고 하나 더. 경기에 패했지만, 품격이 남았다. 베테랑 우규민, 박경수부터 강백호, 심우준, 그리고 쿠에바스, 벤자민, 로하스까지 모든 선수들이 LG 선수들에게 다가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이강철 감독도 잊지 않았다. 패장 인터뷰를 마친 이 감독은 LG 더그아웃으로 걸어가 염경엽 감독을 향해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광주일고 2년 후배인 염 감독이 90도로 허리를 숙이며 고마워했다.
KT 선수단이 보여준 품격, 팬들도 다르지 않았다. 경기 종료 후 경기장 중앙 출입구에 모인 팬들은 구단 버스에 오르는 선수단을 향해 응원가를 열창하며 배웅했다. 마법사들의 시즌이 아름답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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