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DS) 1차전 승리 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없었다.
오타니는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DS 1차전에서 0-3으로 뒤진 2회말 2사 1,2루에서 딜런 시즈의 가운데 높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날아드는 96.9마일 직구를 끌어당겨 오른쪽 펜스를 라인드라이브로 넘기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다저스가 7대5로 역전승을 거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그러나 이후 오타니의 방망이는 시원치 않았다. 홈런 이후 그는 18타수 3안타(0.167), 1타점, 10삼진에 그쳤다. 최종 5차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고개를 숙이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역설적이게도 오타니의 부진이 '다저스에 오타니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시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무키 베츠는 5차전 직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한 팀 로스터가 왜 26명인지를 잘 보여준 시리즈였다. 오타니도, 나도, 야마모토도 혼자 이긴 게 아니다. 우리는 선수 한 명을 위한 팀이 아니다. 우리는 전체가 한 팀(We're a whole team)"이라고 강조했다.
어쨌든 10년 7억달러의 역사적인 계약을 맺고 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는 정규시즌 MVP를 사실상 확정한 직후 생애 첫 가을야구 시리즈서 답답한 타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를 치르게 됐다.
오타니가 샌디에이고전에서 고전했던 것은 두 명의 투수에 막혔기 때문이다. 같은 일본 출신 에이스 다르빗슈 유와 좌완 셋업맨 태너 스캇이 오타니를 꽁꽁 묶었다.
다르빗슈는 2,5차전에 선발등판해 오타니를 6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제압했고, 스캇은 오타니를 4번 상대해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오타니는 두 투수를 상대로 10타수 무안타 7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스캇은 오타니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의 트라우마를 안겼다.
오타니가 다르빗슈에게 약한 것은 다양한 구종과 현란한 볼배합, 그리고 '어릴 적 우상'이라는 심리적 압박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서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가 타석에서 자신이 숭배했던 다르빗슈를 향해 심리적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메츠에는 다르빗슈나 스캇과 같은 투수가 있을까.
현지 매체 디 애슬레틱은 13일 '메츠는 다저스 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무력화한 파드리스의 청사진을 따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메츠에는 스캇을 흉내낼 수 있는 구원투수가 없지만, 선발투수들은 다르빗슈로부터 단서를 얻었을 것이다. 다저스 관계자들은 메츠 선발진이 강력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2차전 선발 좌완 션 머나이어와 3차전 혹은 4차전 선발 호세 킨타나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두 투수는 정규시즌서 나란히 3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렸고, 포스트시즌서도 나란히 2경기에 등판해 각각 12이닝 3자책점, 11이닝 0자책점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루이스 세베리노와 함께 선발 '삼각편대'를 이루는 메츠 전력의 핵심이다.
이 매체는 '누구도 다르빗슈의 변칙성을 흉내낼 수는 없지만, 머나이어는 6개, 킨타나는 5개의 구종을 구사한다. 그들은 오타니를 다르빗슈처럼 유인구로 속이며 상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다만, 메츠 투수진에는 오타니에 대해 '어릴 적 우상'과 같은 종류의 관계를 지닌 선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오타니가 심리적 부담을 가질 만한 투수는 없다는 뜻이다.
로버츠 감독은 DS에서 오타니가 부진했던 이유에 대해 "오타니는 시즌 막판 6~8주와 비교해 히팅 존을 벗어나는 공에 더 많이 배트가 나갔다. 그러나 메츠를 상대로 그런 타격을 계속하지는 않을 것 같다. 다르빗슈, 스캇과 같은 투수가 메츠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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