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괜히 레전드가 아니네.'
여자 프로축구 선수가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 '셀프 봉합수술'을 한 사실이 알려져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AC밀란 위민스의 베테랑 공격수 나디아 나딤(36)이다. 나딤은 지난 13일(한국시각)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A 위민 2024~2025시즌 6라운드 샘프도리아와의 경기(AC밀란 1대0 승)에 선발 공격수로 출전했다가 후반 23분 부상으로 교체됐다.
이를 두고 영국매체 '데일리스타'는 16일 '나딤은 경기장 밖에서는 의사다. 그에게 부상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에 나딤이 개인미디어(SNS)에 올린 깜짝 놀랄 영상을 소개했다.
나딤이 지난 10일 자신의 'X(구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3㎝ 가량 찢어져 피가 흐르는 오른쪽 정강이의 상처 부위를 수처세트(상처 봉합에 필요한 봉합사·바늘 등 도구)로 능숙하게 셀프 치료를 하고 있다.
나딤은 샘프도리아전을 앞두고 훈련하던 중 이런 상처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셀프 봉합술은 이른바 '부캐(부캐릭터)'가 의사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나딤은 영상 공개와 함께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스스로를 관리하는 것일 뿐"이라며 담담하게 메시지를 덧붙였다. 실제 나딤이 13일 열린 샘프도리아전에 정상 출전하자 팬들은 "감동했다"며 열광하기 시작했다.
팬들은 "'다음 경기 준비를 위해'라는 표현에서 투철한 직업정신을 배운다", "운동선수가 하는 것 중에 가장 멋진 일이다", "정말 놀랍다. 남자 선수가 이런 일을 하는 걸 본 적이 있는가"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이번 화제의 영상을 계기로 팬들이 나딤에게 더욱 열광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이미 세계적으로 귀감이 된 불굴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나딤은 난민에서 '덴마크의 레전드'로 성공한 인물이다. 아프가니스탄 태생의 나딤은 10세때 군인이던 아버지가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뒤 남은 가족과 함께 난민 신세가 돼 덴마크로 도망쳐야 했다.
난민촌에서 축구를 시작한 나딤은 남다른 재능을 보였고, 덴마크 여자대표팀에 발탁돼 A매치 103경기를 소화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센츄리클럽' 멤버가 됐다. 프로에서는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 파리생제르맹(프랑스), 라싱 루이빌(미국)을 거쳐 올해 1월 이탈리아 명문 AC밀란에 입단했다.
사회활동가에도 관심이 많았던 나딤은 "의술로 사람을 구하고 싶다"며 뒤늦게 덴마크 오르후스대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리그가 진행중일 때 원격수업을 하는 등 '주경야독'에 매진한 끝에 2022년 1월 의사 면허를 취득했다.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 경력때문에 유네스코 홍보대사가 됐고, 2022년 카타르월드컵 때에는 후원사인 현대자동차가 전개한 '팀 센츄리(Team Century)' 캠페인에도 참여해 '꿈과 희망 아이콘'으로 활동했다.
나딤은 "축구화를 벗게 되면 외과의사가 되고 싶다"면서 "축구로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의사로서 생명을 구하는 것도 보람있는 골(GOAL·목표)"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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