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는 어릴 때부터 나가라면 나갔다. 5차전이 오기만 바라겠다."
2024년 가을의 사나이는 LG 트윈스 임찬규가 1등으로 꼽힐 것 같다.
엄청난 기세다.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과 5차전 승리를 책임지며 시리즈 MVP가 됐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다시 선발로 등판, 벼랑끝에 있던 팀을 구해냈다. 5⅓이닝 무실점 역투. 나오는 경기마다 승리투수, 데일리 MVP가 되고 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투구 내용이 명품이다. 안정감이 넘쳐 흐른다. 연타를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140km 중반대의 직구, 100km 정도의 느린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까지. 이 공들이 존 구석구석 제구가 되니 상대 타자들이 혼란에 빠질 수 없다. 특히 넓은 잠실구장에서는 제구 되는 임찬규의 느린 공을 장타로 연결시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해 팀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헌하고, 14승을 따냈다. 4년 총액 50억원 FA 계약 체결 후 올해 또 10승 투수가 됐다. 그리고 늘 아픔만 있었던 포스트시즌 첫 승 감격도 누렸다. 처음이 어려웠다. 한 번 이기니 계속 이긴다. LG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자기 커리어를 한 단계 끌어올린 선수로 성장하지 않았나 싶다. 2년 연속 10승을 하며 자기 피칭 디자인부터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루틴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내년 시즌이 더 기대가 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KT 와의 2차전에서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따낸 후 "이제 내 가을 커리어의 시작"이라고 한 임찬규. 늘 활달한 성격인데 이번 가을은 진중하기만 하다. 그는 "정규시즌처럼 하자고 생각하는 게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박)동원이형 리드도 좋고, 수비도 도와주고, 운도 좋은 것 같다. 내가 발전하거나, 대단하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다. 최대한 침착하게 하고 있다.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 자체가 성장한 것 아닌가 싶다. 그동안의 실패를 경험하며, 그 경험치들이 쌓여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물리적으로 4차전은 나갈 수 없다. 하지만 LG가 4차전을 이겨 5차전에 가 또 벼랑끝 승부를 한다면, 선발은 아니더라도 무조건 출격 의지를 다졌다. 임찬규는 "4차전은 엔스가 잘 던질 거라 생각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팀에서 나가라면 나갔다. 잘 쉬며 5차전이 오기만 바라겠다. 준비 잘 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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