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송은범이 막았다면 김윤수를 안냈을 것."
삼성 라이온즈 김윤수가 박진만 감독의 1순위로 꽂혔다.
가장 위기의 순간에 호출할 수 있는 최고의 투수라고 볼 수 있다.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이 현재 가장 믿는 투수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라면 박진만 감독에겐 김윤수라고 할 수 있다.
김윤수는 이번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2,3차전에 모두 등판했다. 모두 가장 큰 위기 순간에 가장 위험한 타자를 상대했다.
1차전에선 7-4로 쫓긴 7회초 2사 1,2루의 위기였다. 오스틴이 타석에 섰는데 경기전 박진만 감독이 말했던 필승조 투수 중 김태훈이나 임창민이 등판할 것으로 보였으나 박진만 감독이 원픽은 김윤수였다. 김태훈이 불펜 문에서 마운드 위의 코치로부터 김윤수를 듣고는 김윤수를 불렀고 김윤수의 멱살을 잡고 문밖으로 끄집어내는 장면이 방송에 다 나왔다. 김윤수도 손을 들어올려 자신이 맞는지 확인하고 마운드로 뛰어나가는 희대의 명장면이 탄생.
웃긴 장면었지만 승부는 역대급이었다. 김윤수는 빠른 직구에 이어 커브로 2S잡은 뒤 3구째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차전에서도 6-1로 앞선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오스틴 타석이 되자 김윤수가 또 올라왔다. 1차전과 똑같은 볼배합. 초구 151㎞의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은 김윤수는 2구째 커브를 던졌는데 이번엔 빠지는 볼이었다. 3구째 다시 152㎞의 직구를 뿌렸는데 오스틴이 이를 쳤고 결과는 유격수앞 땅볼.
3차전에서도 위기에서 김윤수와 오스틴이 만났다. 0-1로 뒤진 5회말 2사 1루서 송은범이 등판해 신민재에게 볼넷을 내줘 1,2루에 몰리고 오스틴 타석이 돌아오자 또 김윤수가 올라왔다. 이번엔 오스틴이 김윤수가 초구 직구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고 초구에 방망이를 냈다. 예상대로 154㎞의 직구가 바깥쪽 높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오스틴이 예상하고 쳐도 김윤수의 스피드를 이겨내지 못했다. 평범한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 1차전에서 감정에서 우러나오는 격한 세리머니를 했던 김윤수는 3차전에선 이제 당연하다는 듯 침착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경기후 박진만 감독에게 송은범이 신민재를 아웃시켜 이닝이 끝났다면 다음 이닝 때 오스틴 타석에서 김윤수를 올렸을 것이냐는 질문을 하자 박 감독은 "아니다. 다른 투수를 올렸을 것"이라면서 "김윤수는 또 다음 위기 상황을 대비해야 하니까"라고 말했다.
그만큼 김윤수가 팀내에서 차지하는 위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구위가 좋은 김윤수를 경기중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될 때 투입시키려는 박 감독의 뜻이다.
상무에서 돌아왔을 때 삼성에 선발로 도움을 줄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윤수는 제구에서 문제가 보여 이렇다할 활약을 해주지 못하며 점점 팬들에게서 잊혀져 갔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확실한 스타로 떠올랐다. 그가 3경기에서 던진 공은 단 7개. 그걸로 충분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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