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혼돈의 한국시리즈, 만약 KIA가 역전승 해버린다면 이긴 팀도, 진 팀도 찝찝할 것 같은데.
역대 이런 한국시리즈 초반은 없었다. 사상 최초 서스펜디드, 그리고 또 하루의 휴식. 과연 날씨 대변수가 한국시리즈 흐름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23일 다시(?) 열린다.
양팀은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운명의 1차전 승부를 시작했다. 많은 비로 인해 개최가 지연되기까지 했는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날까지 이어진 비 예보로 인해 비가 오락가락한 21일 1차전은 강행을 시도했다.
그리고 생각지 못한 문제에 직면했다. 삼성이 김헌곤의 선제 솔로포로 앞서나간 6회초, KIA 두 번째 투수 장현식이 흔들리며 무사 1, 2루 찬스가 만들어진 가운데 경기를 중단시킨 것이다.
비는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서스펜디드 선언이 내려졌다. 6회말 KIA 공격까지 끝난 상황에서 1-0 스코어라면 강우 콜드가 돼야했는데, 삼성 공격에서 경기가 끊겼으니 공정을 위해 다음날 경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역대 한국시리즈 최초의 서스펜디드 선언. 엄청난 후폭풍이 일었다. 특히 삼성쪽이 들고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하필 삼성이 앞서고, 찬스 때 경기를 멈춰버렸다. 흐름을 끊는 것이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은 이날 페이스, 투구수 등을 봤을 때 2이닝 정도 더 던질 수 있었는데 강제로 1차전 투구를 멈춰야 했다.
서스펜디드라는 규정을 활용한 건 문제가 안된다. 하지만 삼성팬들은 "이럴거면 아예 경기를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3~4회에도 비가 많이 내렸는데 그 때는 멈추지 않더니, 삼성이 점수를 내자마자 멈추는 건 뭐냐. 계속 비가 내린 상황이면 6회말까지는 경기를 진행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일리가 있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1차전 중단 후 분노했고, 원태인 역시 "3, 4회와 6회 강수량이 비슷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모두의 시선이 쏠린 영호남 라이벌의 한국시리즈 1차전. KBO 입장에서는 만약 강우 콜드로 게임이 끝난다면, 그에 대한 후폭풍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도는 없었겠지만, 공교롭게도 상황이 원정팀 삼성이 불리하게 보이는 상황이 연출됐으니 난감할 수밖에 없다. KIA 이범호 감독도 "우리가 (원태인보다) 삼성 불펜 공을 잘 쳤으니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1차전 남은 게임을 전망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특정팀을 유리하게 해주려는 게 아니고 하늘의 뜻이라고 하지만 오해를 사기에 충분했던 결정. 만약 23일 이어진 경기에서 KIA가 역전승을 거둔다고 해보자. 이 역시 실력이겠지만, 아마 엄청난 뒷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삼성이 과연 깨끗하게 패배를 인정할 수 있을까. 이긴 KIA는 마냥 떳떳하게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그렇다고 KIA가 지라고 놔둘 수도 없는 거고, 참 골치 아픈 경기가 돼버렸다. 이 경기 결과가 바로 이어지는 2차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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