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KIA 타이거즈가 두려워한 '킬러'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과연 어떻게 막을까. 또 언제 터질까.
삼성 라이온즈 김헌곤은 KIA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6회초 선제 솔로 홈런을 쳤다. 특유의 찍어 치기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 이날 경기는 양팀 선발 투수들의 호투에 가로막혀 두팀 모두 5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하고 있었다.
KIA 선발 투수 제임스 네일도 5회까지 여러 위기를 깔끔하게 넘기며 위력을 확인했고, 삼성 선발 투수 원태인은 흔들림 없이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헌곤은 2S 불리한 카운트에서 볼 2개를 골라냈다. 그리고 5구째. '슬라이더'로 표기되지만, 네일이 던진 스위퍼를 제대로 찍어 쳤다. 움직임이 많은 구종이지만, 김헌곤의 스윙 궤적에 정확히 맞아 떨어졌다.
맞았을때는 '어?'하고 모두가 타구를 바라만 봤는데, 절묘하게 오른쪽 홈런 폴대 안쪽으로 떨어지는 솔로포가 되면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5회까지 무너지지 않았던 네일은 허망하게 솔로 홈런을 내준 후 르윈 디아즈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구원 등판한 필승조 장현식마저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첫 타자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후 경기가 우천 중단되면서 서스펜디드 게임이 선언됐다.
김헌곤은 KIA가 가장 두려워하던 타자다. 구자욱, 강민호, 박병호 등 '한 방'이 있는 중심 타자들도 경계 대상이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김헌곤 그리고 김영웅이 실질적 KIA의 주요 경계 타자다.
그만큼 KIA에 강한 타자들이다. 김헌곤의 올 시즌 KIA전 타율은 무려 4할이 넘는다. 15경기에서 49타수 19안타 3홈런 8타점 타율 4할4리를 기록했다. 김헌곤이 올 시즌 상대한 상대팀들 가운데 KIA전과 키움전에서 4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고, 나머지 상대 팀들은 2할대 타율이 더 많았다. 그만큼 유독 '킬러 본능'을 발휘할 수 있는 상성이 맞는 팀이다.
김헌곤에게 홈런을 허용한 네일은 이튿날 인터뷰에서 "그날 던진 최고의 스위퍼는 아니었지만, 분명 잘 던진 스위퍼였다. 그런데 상대 타자가 워낙 잘쳐서 넘어간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깜짝 홈런'에 크게 놀랐던 삼성 박진만 감독 역시 "(더그아웃)안쪽에 있다보니까 날아가는걸 못보고 있었는데 옆에서 환호하더라. 김헌곤이 확실히 KIA전에 강하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워낙 네일의 구위가 좋아서 쉽지 않겠구나 싶었는데 홈런으로 리드하고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줬다. 확실히 KIA전에 강하다"며 극찬했다.
올해 한국시리즈 첫 타점, 첫 득점의 '셀프' 주인공이 된 김헌곤은 한국시리즈 남은 경기에서도 핵심 주요 선수가 될 예정이다. 호랑이 킬러 본능이 이렇게 큰 무대에서도 여전하다는 것은 1차전 홈런으로 확인했고, 앞으로 KIA가 김헌곤을 어떻게 막느냐 또 삼성은 김헌곤이 얼마나 더 '미친' 활약을 펼치냐에 따라 승부 향방이 갈릴 수 있다.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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