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 같으면 그냥 눈 감고 있을 것 같네요."
2년째 KBO리그를 지배하는 마법같은 단어, 스위퍼다. 지난 시즌 혜성같이 등장해 리그를 점령해버린 '슈퍼 에이스' 페디(당시 NC, 현 세인트루이스)로 인해 국내에도 친숙해졌다.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 계통의 변화구다. 다만 슬라이더와 또 결이 다르다. 그립은 투심패스트볼 비슷하게 쥐고, 커브 던지듯 던진다. 그럼 공이 슬라이더보다는 느린데, 훨씬 큰 각으로 휘어져 들어온다. UFO가 날아오듯, 엄청난 궤적으로 공이 날아들어오니 타자가 알아도, 제대로 컨택트 하기가 쉽지 않다. 게임에서 보는 '마구'가 현실화 되는 느낌이다.
페디는 지난해 스위퍼로 이룰 수 있는 모든 걸 이루고,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했다. 올해는 KIA 타이거즈 네일이다. 네일 역시 정규시즌 '막강 스위퍼'로 12승을 거두며 KIA의 정규시즌 일등공신이 됐다. 불운의 타구 부상만 아니었다면, 다관왕이 됐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그런데 그 부상이, 이번 가을 KIA와 네일에는 엄청난 힘이 되고 있다. 네일은 불운하게 약 2달을 쉬었지만, 그 사이 지친 어깨는 회복이 됐다. 두려움을 떨치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 돌아왔고 어마어마한 스위퍼를 뿌렸다. 누가 봐도 정규시즌보다 더 대단한 구위였다. 네일 스스로도 "KBO리그와 KIA가 나에 대한 관심을 가져준 게 스위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50이닝을 넘게 던졌는데 쉬는 동안 어깨가 회복됐다. 어깨가 싱싱하니 스위퍼가 더 좋아졌던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직접 네일을 상대한 삼성 김영웅도 "쉬고 나와서 그런지 확실히 좋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4차전. 네일이 다시 마운드에 섰다. 삼성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스위퍼의 각도 대단했지만, 그 스위퍼를 생각해다 투심패스트볼이 들어오면 루킹 삼진을 당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단순 스위퍼의 위력만 놓고 보면, 지난해 페디보다 더 나은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KIA 이범호 감독은 "한국시리즈 전 불펜 피칭, 라이브BP를 할 때부터 봤는데, 쉬고 돌아오니 스위퍼의 스핀 자체가 다르더라. 악력이 좋아지니 스위퍼가 더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 공을 5회까지 전력으로 던져주는 자체에 감사했다"고 밝혔다.
네일의 공을 받은 포수 김태군은 "다들 네일의 스위퍼만 주목하는데, 사실은 투심 패스트볼이 더 좋다. 투심이 좋으니, 타자들이 스위퍼에도 대처를 못하는 것"이라는 색다른 견해를 내놨다.
마지막 김선빈의 대답이 걸작. 같은 팀이라 직접 상대해보지는 않았지만, 베테랑 타자로 그 공이 치기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안다. 김선빈은 "나같으면 눈을 감고 있을 것 같다. 삼진 아니면 그냥 갖다 맞히는 거다. 네일의 스위퍼는 나였다면 포기하고 타석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웃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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