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양현종, 김광현 선배님처럼 던져야 '에이스'라고 하고 '대투수'라고 하지 않을까요."
곽빈(25·두산 베어스)은 올 시즌 30경기에 나와 15승9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하며 원태인(삼성)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167⅔이닝을 던지며 2년 만에 규정이닝도 채웠고, 큰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소화하며 '에이스'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시즌을 보냈다.
무엇보다 두산은 올 시즌 외국인투수가 부진과 부상으로 제대로 힘을 내지 못했던 상황. 그만큼 선발진에서 중심을 잡아준 곽빈의 활약이 귀했다. 곽빈은 "다친 곳이 없이 정규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힘들기도 했지만,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한 단계 더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확실한 성과를 거둔 1년이었지만, 곽빈은 "떳떳한 느낌은 아니다"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켰지만, 중간 중간 크게 무너졌던 경기가 있었기 때문. 7월12일 삼성전(3⅓이닝 6실점 5자책), 8월11일 SSG전(2이닝 6실점)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1이닝 4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가야만 했다.
곽빈은 "간혹 한 경기씩 안 좋을 때가 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시즌으로 따지면 20번을 잘 던졌다면, 10경기를 못 던졌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오히려 컨디션이 좋았던 상황. 곽빈은 "30개 정도를 던졌는데 5초 만에 지나간 거 같다. 시즌 때는 KT를 상대로 잘해서 자신있게 던졌는데 볼넷도 나오고, KT도 짧게 잡고 치는 등 잘 준비한 거 같다"라며 "팬들과 약속을 못 지켜서 죄송하다. 기회가 다시 온다면 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한 시즌, 그리고 커리어 내내 꾸준하기가 어렵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 곽빈은 양현종(KIA)과 김광현(SSG)이 쌓은 업적에 새삼 감탄했다. 양현종은 올 시즌 29경기에 나와 171⅓이닝을 던지며 11승5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KBO리그 최초로 10시즌 연속 170이닝을 소화한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김광현 역시 올 시즌 162⅓이닝을 던지며 4시즌 연속 160이닝 이상을 던졌다. 또한 31경기에서 12승10패 평균자책점 4.93으로 팀 내 에이스 역할까지 해냈다.
이제는 '에이스'라는 이야기에 곽빈은 "나는 에이스가 되고 싶은 투수일 뿐 에이스는 아니다. 양현종, 김광현 선배님처럼 '대투수'가 되는 게 쉽지 않더라. 어려울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차근차근 다시 해보겠다. 급하게 가기보다는 '작년보다는 잘했다'고 할 수 있게 보여주고 싶다"고 답했다.
기복을 줄이기 위해서 비시즌 '멘털 강화'에 돌입한다. 평소 생활부터 신경을 쓸 예정. 곽빈은 "이영수 코치님이 알려주는데 사생활부터 좋은 생각을 해야 크게 안 흔들린다고 했다. 그래서 평소에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다"라며 "내년에는 기복 줄이기를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곽빈은 오는 11월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표팀 훈련 명단에 뽑혀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의 결승전에 등판해 5이닝 5안타(1홈런) 6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던 만큼, 프리미어12 대표팀에서도 선발로서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더욱이 원태인(삼성)이 지난 한국시리즈 4차전 등판 이후 어깨 통증을 호소해 프리미어12 승선이 불투명해져 확실한 선발 자원인 곽빈의 활약이 중요해졌다.
곽빈은 "일단 특별하게 의식하기보다는 몸이 다시 잘 올라오도록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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