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잉글랜드에 '무너진 명가' 맨유가 있다면, 이탈리아에는 AS로마가 있다.
로마는 28일(한국시각) 이탈리아 피렌체 아르테미오 프란키에서 열린 피오렌티나와의 2024~2025시즌 세리에A 9라운드 원정경기에서 기록적인 1대5 참패를 당했다. 전반 9분 모이세 킨에게 선제실점하며 기선을 빼앗긴 로마는 17분 루카스 벨트란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39분 마누 코네가 한 골을 만회했으나, 41분 킨, 후반 7분 에두아르도 보브, 후반 26분 마츠 후멜스 자책골로 와르르 무너졌다. 로마 수비수 마리오 에르모소는 후반 20분에 퇴장을 당했다.
지난달 18일 '로마 레전드' 다니엘레 데 로시 감독을 내친 로마는 베테랑 이반 유리치 신임감독 체제에서 2연승을 질주했으나, 최근 3경기에서 무-패-패 부진이 이어지며 11위로 추락했다. 9경기에서 따낸 승점은 단 10점에 불과하다. 강등권과 승점차는 단 4점. 유리치 감독이 부임한 뒤 컵대회를 포함해 8경기에서 단 3승에 그쳤다. EPL 9경기에서 승점 11점에 그치며 14위로 처진 맨유와 닮은꼴 행보다.
피오렌티나전 패배 이후 위기 의식이 커진 걸까. 40일만에 또 사령탑 교체 카드를 꺼낼 조짐이다. 한데 거론되는 차기 사령탑인 데 로시 전 감독이다. 이탈리아 '라이 스포츠'는 로마 구단주 프리드킨 가문은 피오렌티나전을 마치고 유리치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단을 내렸다. 더 충격적인 건 내부 결정 후 즉시 데 로시측에 전화를 걸어 감독직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라이 스포츠'는 "내일까지 답변을 받기로 했다"며 재선임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전했다.
만약 로마가 데 로시 감독을 재선임하면 올 시즌에만 감독을 3번 교체하는 셈이 된다. 로마는 지난 1월 조세 모리뉴 현 페네르바체 감독을 경질한 뒤 데 로시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로마의 대반등을 이끈 데 로시 감독은 시즌 후 2027년까지 장기 재계약을 맺었지만, 새 시즌 개막 후 4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는 '역대급 부진'으로 경질 통보를 받았다.
1990년대 AC밀란에서 간판 미드필더로 활약한 '크로아티아 전설' 즈보니미르 보반은 로마의 데 로시 감독 재선임설 보도를 접한 뒤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어찌 그럴 수 있나? 이것은 로마 팬들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부적절한 리더십으로 발생한 터무니없는 상황이다. 로마에서 역사를 쓴 인물을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무시하고 있다. 프란체스코 토티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고, 데 로시도 그렇게 다룬다. 그들은 데 로시를 없는 사람처럼 즉시 잘라버렸다. 당신들이 누구길래? 부끄러운줄 알아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밀란에서 미국 구단주와 법적 분쟁을 일으켰던 보반은 "미국인들은 축구 클럽을 마치 사업인양 다루며 이탈리아 축구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다. 나는 그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오늘 로마가 피오렌티나에 1대5로 패해서 그렇게 말하는 건 아니다. 로마는 위대한 클럽이고, 존중받아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레스터 동화'를 쓴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전 칼리아리 감독도 로마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라니에리 감독은 지난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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