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제는 당당한 '우승 유격수'가 된 KIA 타이거즈 박찬호는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후 뜨거운 눈물을 펑펑 흘렸다.
시리즈 내내 마음 고생도 많았던 박찬호다. 시리즈 초반 의욕에 넘치다가 수비 실책도 나오고, 타석에서도 아쉬운 결과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흔들림 없었다. 박찬호에게 무한한 신뢰를 주면서 1번타자로 매 경기 선발 기용했다.
신뢰는 결과로 증명됐다. 1,2차전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박찬호는 3차전부터 살아나기 시작했다. 3차전 2안타 2득점, 4차전 2안타 1득점 그리고 5차전에서는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쐐기 타점을 포함한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한국시리즈 5차전 데일리 MVP의 주인공도 박찬호였다. 초반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낸 박찬호는 우승 확정 후 누구보다 뜨겁게 울었다.
2014년 고졸 신인으로 KIA에 입단한 박찬호는 많은 기대를 안고 팀내에서 차근차근 성장한 선수다. 최근 공수에서 조금씩 더 안정적인 모습들을 보여주고, 성적으로 증명해내면서 이제는 리그 정상급 유격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특유의 개성있는 캐릭터와 의욕이 넘치는 플레이 스타일로 인해 과한 비난을 받기도 한다. 박찬호를 응원하는 팬들 역시 많지만, 과도한 비난으로 속앓이도 적지 않게 해왔다.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의 신인 시절부터 지켜봐왔다. 박찬호가 입단했을때는 선수단 주장이자 큰형이었고, 이후 코치로 그리고 다시 감독으로 10년의 인연이 이어져왔다. 그런 박찬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가 얼마나 재능있고 열심히 하는 선수인지 또 정이 많고 여린 선수인지도 이해하면서 주전 유격수로 흔들림 없이 키워왔다.
28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가 7대5로 승리하며 통합 우승이 확정된 후. '박찬호가 우승 후 많이 울더라'는 질문을 받은 이범호 감독이 처음으로 진심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시즌 중 박찬호가 실수를 했을 때나 부진할 때도 늘 한결같이 "잘해주고 있다", "그래도 우리 주전 유격수는 박찬호"라며 어떻게 보면 기계적인 답변을 반복해왔다. 선수를 위한 보호 장치라고도 보였다.
이범호 감독은 "찬호의 플레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많죠. 플레이를 보면 건들대는 모습도 있고. 하지만 찬호처럼 매일매일 경기를 뛰어주는 선수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픔이 있고, 힘든 시기가 있어도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선수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는 우리팀에서 찬호가 가장 큰 그릇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칭찬하면서 "찬호가 저와 있으면서 안좋은 모습도 조금씩 없어질 것이고, 올 시즌 찬호가 원했던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가 많이 도와도 줬다. 내년에는 좀 더 멋진 선수로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찬호 좀 많이 사랑해주세요"라며 형으로서의 진심을 드러냈다.
성장 서사를 함께해온 이범호 감독과 박찬호에게는 이번 우승이 더욱 마음 깊이 남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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