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진선규(47)가 영화 '아마존 활명수'로 금빛 영광을 이어간다. 지난 2019년 1626만 명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 이후 류승룡과 또 한 번 뭉쳐 본격적인 웃음 사냥에 나섰다.
30일 개봉한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으로, '극한직업'의 배세영 작가와 '발신제한'의 김창주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진선규는 "사실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승룡이 형과 내가 코미디 연기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어떻게 보면 이슈가 되지 않나. 코미디를 더 잘 살리기 위해 형과 피 터지게 연습을 했다"며 "이번 작품은 코미디적인 요소도 있지만, 휴먼 장르도 담겨 있다. '아마존 활명수'가 '극한직업' 기대치의 웃음은 아니다 보니 관객들이 아쉬움을 느끼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부터 이야기의 설정 자체가 재밌었다. 아마존 친구들을 데리고 세계 양궁선수권 대회에 나간다는 설정이 흥미롭지 않나. 다만 이야기를 인간적으로 풀어가다 보니 결말은 휴먼 장르에 더 가깝다고 느꼈다"며 "연기도 억지로 재밌게 하려고 하기보단, 타당성 있는 재미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언론 시사회 때 승룡이 형이 코미디 연기가 점점 어려워져서 마치 '액션 연기' 같다고 말했는데, 아마 저희끼리 현장에서 티키타카 호흡을 맞췄던 걸 액션에 비유한 것 같다. 나 또한 형과 호흡을 주고받았을 때 액션이라고 생각하고 더 치열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진선규는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최대한 외국인처럼 보이고 싶어서 외형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쪽의 피가 섞여있는 걸 표현해보고 싶었다. 원래 시나리오상에서도 빵식이는 한국을 좋아했고, 워킹홀리데이로 한국에 와서 유튜버를 하게 된 '인싸' 같은 캐릭터다. 이 인물이 특별나게 코미디화 된 게 아니라 설정 자체가 우리나라 문화를 사랑하는 친구다. 캐릭터를 과장해서 연기한 건 아니고, 원래 가진 성격 자체가 그렇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에 대해 "외국인 유튜버 분들 영상을 많이 봤고,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특별출연했을 때 주현영 씨한테도 많이 물어봤다. 그 당시에는 현영 씨가 우리 영화에 나오는 줄 모르고 있었다(웃음)"며 "이외에도 전태풍 씨 유튜브를 오래오래 보면서 대사 톤을 연습했고, 나중에는 나에게 맞는 말투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국인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우려됐던 점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진선규는 "딱 선을 넘게 되면 희화화되는 외국인 캐릭터로 넘어갈 수 있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으려고 신경을 썼다"며 "나의 연기를 보시는 분들이 평가를 해주시겠지만, 캐릭터가 그렇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진선규는 지난 11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전,란'에서 올곧은 가치관을 지닌 양반 출신 의병장 김자령 역을 맡아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그는 "너무 운이 좋게도 동 시기에 상반된 캐릭터의 작품이 나왔다. '전,란'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참 나에게 좋은 필모이다. 적은 분량이었지만, 오롯이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아마존 활명수'와 같은 시기에 촬영했는데 두 캐릭터가 너무 달라서 찍을 때도 재밌었다. '전,란' 때는 가만히 쳐다만 보고 있다가, '아마존 활명수' 촬영장 가서는 활발하게 연기하니까 내 삶의 활력소가 되더라. 지난해 여름이 개인적으로도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전,란'에서 통역사 소이치로를 연기한 고한민과의 남다른 인연을 자랑하기도 했다. 진선규는 "그 친구는 내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다. 12년 전 독립 영화 '개들의 전쟁' 오디션을 같이 봐서 알게 됐고, 이번에 '전,란' 오디션을 보게 해달라고 내가 추천해서 통역사 역을 맡게 됐다"며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그 친구의 연기가 많은 관객들에게 주목을 받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그런 의미에서 '전,란'은 나에게 또 다른 감동을 준 작품"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연기할 때가 가장 즐겁다는 진선규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배역을 통해 직접 경험하고 소화해 보고 싶었다. 원래는 체대를 가려고 했는데, 친구 따라 극단 갔다가 너무나 신기하게도 따뜻한 느낌을 받게 됐다"며 "당시 배우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었을 때, 연출님이 '세일즈맨의 죽음' 대본을 읽어보라고 주셨다. 그 대본을 보면서 처음으로 소리를 질러봤는데, 그때 내 소리의 어색함이 짜릿하면서도 생소하더라. 그때 두 달 동안 독백을 암기해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나에게 없는 모습을 무대 위에서 보여줄 때가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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