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난해 전준우는 '1호 FA'였다. 올해 김원중과 구승민도 FA 시장 개장 4일만에 도장을 찍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지난해에 이어 또한번 '원클럽맨' 단속에 성공했다. 10일 FA 김원중과 4년 54억원(보장 44억, 인센티브 10억), 구승민과는 2+2년 21억원(보장 15억, 인센티브 6억)에 각각 도장을 찍었다.
지난 5일 FA 공시, 6일 FA 시장이 개장한 이래 단 4일만의 속전속결이다. 지난해 4년 47억원(보장 40억, 인센티브 7억)에 계약한 전준우에 이어 장 초반에 빠르게 계약을 마쳤다.
다만 지난해 안치홍은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롯데는 지난 170억 트리오(유강남 노진혁 한현희)의 부진과 꽉찬 샐러리캡으로 인해 FA에 많은 금액을 쓰기 힘든 상황이었고, 전준우와의 계약을 우선시한 이상 안치홍의 이적은 피할 수 없었다.
2017년 강민호 이적을 비롯해 그간 외부 FA에 관대하고, 내부 FA에 차갑다는 선입견도 깼다. 전준우와 김원중, 구승민까지 선수와 구단 모두의 만족을 이끌어냈다. 엄상백에 78억원, 심우준에 50억원을 아낌없이 투자한 한화와 대조되는 부분이 있지만, 롯데팬들에겐 엄상백이나 심우준보다 구승민-김원중이 더 현실적이고 소중한 선수들일 수 있다. 두 선수를 합쳐 엄상백 한명보다도 저렴한 75억원의 가격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빠른 계약 자체는 같지만, 결과물에는 차이가 있다. 전준우의 경우 은퇴 후 코치연수가 포함됐고, 구승민에겐 2+2년 계약을 통해 향후 활약에 따라 '종신롯데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원중 역시 32세 시즌을 시작으로 4년간 롯데와 함께 하게 된다. 트레이드나 방출 등의 변수를 제외하면 이들 원클럽맨 세 사람에게 '평생 함께 하자'는 의미를 전한 모양새다. 롯데그룹이 그간 강조해온 정과 '헤리티지'를 한껏 내포한 계약이다.
롯데의 2020년대를 지탱해온 승리조 '구원듀오'가 앞으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명장과 빚어낼 케미가 기대되는 이유다. 박준혁 롯데 단장은 "선수단에는 선수단 나름의 질서가 있다. 그래서 정규시즌 때는 주장 외엔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김원중과 구승민은 오랫동안 우리팀에서 함께 해온 선수들이다보니, 시즌 중에도 앞으로서의 삶이나 가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게 협상이라면 협상이 됐다. 마음을 나눈 결과"라고 돌아봤다.
김원중도 애지중지 길러온 장발을 자르며 '초심'을 강조했다. 올시즌 내내 FA를 묻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롯데에 남겠다"고 단언했던 그는 자신의 말, 팬들과의 약속을 기분좋게 지킨 모양새가 됐다. 그는 "롯데라는 구단 외에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책임감을 갖고 팀의 성장에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구승민도 "(2+2년의)도전적인 계약인 만큼 개인 목표 달성뿐만 아니라 팀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기여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원클럽맨은 그 자체로 생존의 증명이자 실력, 가치의 척도다. 롯데는 '능력있는' 원클럽맨들을 잇따라 주저앉히며 희망찬 차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김원중과 구승민은 같은날 사실상 한꺼번에 계약이 이뤄진 모양새. 먼저 계약을 마친 김원중은 구승민의 계약을 기다렸다가 함께 퇴근했다. 박준혁 단장은 "구원듀오는 한세트 아니냐"라며 웃었다.
퇴근길 팬서비스도 '원클럽맨'다웠다. 두 사람은 평소와는 다른 정장 차림에 반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는가 하면, 함께 사진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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