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안 오셔도 돼요."
대만 타이베이 입성 나흘 째인 11일(한국시각). 류중일호 주장 송성문(키움)은 대표팀 관계자에게 '선수단 집합' 사실을 알리며 이렇게 말했다.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은 이날 선수단 훈련 없이 휴식일로 보내도록 했다. 지난달 24일 소집 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주 간 훈련했던 선수들이 새벽 일찍 출국길에 올라 이튿날 훈련, 그리고 연습경기까지 치른 만큼 쉴 시간을 주자는 의미에서였다. 류 감독은 "11일에 쉬지 않으면 쉴 시간이 없다. 훈련도 좋지만, 지금은 컨디션을 올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갑자기 선수단이 모인다고 한 것.
KBO 관계자는 "선수단이 자체적으로 회식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왔다. 앞선 대표팀에선 이런 경우 지원 스태프들이 식당 섭외 등 도움을 주는데, 이번엔 선수들이 '알아서 하겠다'고 하더라. 호텔 근처 식당을 잡아서 저녁 식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수단 내부에서 '밥을 사겠다'는 선수가 나온 것 같더라. 그런데 정확하게 누가 주인공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베테랑급 선수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류 감독은 선수단 소집 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부상자가 잇달아 나오면서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승리에 방점이 찍힌 국제 대회를 앞두고 치명적인 부분. 불면의 밤도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표팀 소집 후 컨디션 관리에 중점을 두고 팀을 이끌고 있다. 성인 대표팀에 처음 소집된 송성문을 주장으로 앉히면서 경력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도 드러냈다.
투수 소형준(KT)은 "감독님이 선수들을 먼저 생각하고, 신경 많이 써주시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외야수 최원준(KIA)도 "감독님이 선수들을 배려해주시는 게 눈에 보인다.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밝혔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선수단은 '회식'을 자처하면서 원팀으로 결집하는 모양새다.
'최강' 수식어와는 거리가 있는 구성. 하지만 뭉치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부담감을 감추고 이끄는 스승의 뜻, 제자들에게도 충분히 통한 눈치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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