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집토끼 단속은 성공했다. 하지만 내부 FA는 전력 유지일 뿐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FA 김원중-구승민을 잇따라 눌러 앉히며 최근 5년간 팀을 지켜온 필승조와 마무리를 지켰다.
하지만 2025시즌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내부 이탈을 막았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타 팀의 전력 공백을 파고들 수도 있다. 반면 새로운 영입을 통해 더 강해진 팀들이 있다.
베테랑들의 기량 유지, 부진을 겪은 선수들의 부활, 지난해 두각을 드러낸 젊은 선수들의 계속적인 성장 등이 현재로선 모두 물음표다.
한계까지 샐러리캡이 차오른 롯데로선 결국 기존 선수들의 회복과 부활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그 중심에 이른바 '170억 트리오'가 있다. 포수 유강남, 내야수 노진혁, 투수 한현희다.
롯데의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받는 센터라인 포지션에 대한 투자 결심이 FA 영입으로 이어졌다. 아쉬운 점은 이들의 영입에도 불구하고 약점이 크게 보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나마 정상 참작이 가능한 건 한현희 정도다. 올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57경기에 등판, 76⅓이닝을 소화하며 5승3패8홀드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했다.
자책점이 높은 점은 아쉽지만, 전천후로 마운드에 헌신한 사실 만은 분명하다. 자칫 탈이 날 수 있는 일정 소화에도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친 점도 눈여겨 볼 부분. 한현희 본인의 각오도 남달랐다.
반면 유강남과 노진혁에겐 실망 가득한 한해였다.
'금강불괴'라던 유강남은 지난해 내내 잔부상에 시달린데 이어 올해는 아예 6월 중순 시즌아웃됐다. 고질이던 무릎 부상 악화 때문이다.
작년에 풀타임으로 121경기에서 타율 2할6푼1리(352타수 92안타) 10홈런 5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6을 올렸다. 부족한 대로 나름의 몫을 해낸 한 해였다.
올해는 절반도 못 미치는 52경기 출전에 136타수 26안타(0.191) 5홈런 20타점에 그쳤다.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함에 따라 수비 공헌도는 급락했다.
그래도 김태형 감독의 신뢰는 공고하다. "유강남과 다른 포수들의 차이가 많이 난다"고 거듭해서 말해온 그다. 유강남이 내년 스프링캠프까지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아직 33세에 불과한, 충분히 해볼만한 나이다.
가장 큰 시련에 직면한 선수는 노진혁이다.
이미 사령탑이 '유격수 불가'라는 판단을 내렸다. 롯데에서의 남은 시즌 1루와 3루수로만 뛰게 될 전망. 롯데 이적 당시 "유격수를 맡겨줄 팀을 찾아왔다"고 말하던 당당함은 사라진지 오래다.
첫해에는 부진한대로 클러치히터이자 내야사령관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올해 부진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73경기 출전에 타율 2할1푼9리 2홈런 13타점 OPS 0.604에 그쳤다. 4년 보장 금액만 46억원을 받는 FA 내야수의 성적이라기에는 너무 초라하다.
노진혁이 없는 사이 롯데는 내야 리빌딩을 마쳤다. 손호영-고승민-나승엽의 3-2-1루가 완벽하게 구축됐다. 그나마 기대되던 '스탑갭'의 역할은 대신 유격수를 맡은 박승욱이 맡고 있다.
유격수는 김세민 이호준 한태양 등 젊은피들이 박승욱과 더불어 주전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이제 노진혁의 역할은 내야 멀티와 대타 요원으로서 이들의 뒤를 받쳐주는 것.
이학주와 오선진은 방출됐지만, 노진혁은 살아남았다.
이번 생존이 FA에 대한 구단의 예우라면 노진혁은 FA 선수로서 보여줘야 할 분명한 역할이 있다. 당장 눈앞의 라이벌은 박찬호나 오지환, 박성한이 아니다. 좌타 대타이자 내야 멀티라는 역할이 완벽히 겹치는 최항이다.
단단한 주전 라인업은 갖췄다. 그 사이를 메워주고, 공백을 지켜주는 뎁스는 강팀의 필수 조건이다.
FA 3인방을 향한 롯데의 기대감은 2년 전보다 크게 줄었다. 그 줄어든 기대감을 비웃듯 부활해 치고 올라가야 그 만큼 롯데가 가을야구에 가까워질 수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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