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내심 놀랐다."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탈락으로 마무리된 대회를 마친 뒤 야구 대표팀 최일언 코치는 한 선수를 지목해 이렇게 말했다.
주인공은 한화 이글스가 배출한 유일한 국가대표 김서현(20). 김서현은 이번 대회 5경기 중 4경기에 나서 4이닝 3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대만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안타 1볼넷 1탈삼진으로 무실점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일본전에서도 ⅔이닝(1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책임졌다.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선 1⅓이닝을 1안타 무4사구 무실점으로 막아냈고, 호주와의 최종전에선 무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150㎞ 후반대 직구를 가진 파이어볼러지만, 이번 대회에선 제구로 눈길을 끌었다. 구속은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150㎞를 넘겼다.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서 상대 타자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이번 대회에서 김서현을 지켜 본 최 코치는 "김서현이 4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쳐 내심 놀랐다. 점수를 주지 않았는데, 제일 많이 (이닝을) 던졌다"고 칭찬했다.
최 코치가 엄지를 세운 건 김서현의 자세였다. 그는 "대표팀 소집 때부터 쭉 준비를 잘 했다. 마지막 경기에선 쓰지 않으려 했는데, 던지고 싶어 하는 게 눈에 보였고, 그 자세가 좋아서 쓰게 됐다"며 "이런 자세로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훌륭한 지도를 받으면 더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현은 "첫 경기에선 긴장됐지만, 계속 던지다 보니 편하다는 느낌이 들더라"며 "제구가 크게 빠진 건 없었고, 볼넷이 나오긴 했어도 심하게 빠진 건 많이 없었던 것 같다. 구속도 욕심을 내지 않았는데 11월에 이 정도라면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번 대회를 돌아봤다.
의미 있는 성과. '1군 풀타임 시즌'이라는 내년 목표 역시 뚜렷해진 모양새다.
올 시즌 김서현은 개막 엔트리에서 출발했지만, 한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퓨처스(2군)로 내려갔다. 한 달여 간의 재조정을 거쳐 다시 1군에 복귀했으나, 2주 만에 다시 퓨처스행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양상문 코치 지도 아래 직구 구속을 되찾고 슬라이더를 다듬으면서 결국 1군에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시즌을 마치고 합류한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김서현의 성장에 탄력을 줄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서현은 이번 대회 성과에 대해 "내년 시즌 성적으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긴 한다"며 "내년에 만약 풀타임 1군 시즌을 치른다면 그 1년을 어떻게 지내야 할 지 세워야 할 계획이 큰 것 같다. 아무래도 1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 체력 소모가 크기 때문에 그 부분을 어떻게 보충할 지 계획을 세워야 할 듯 하다"고 말했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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