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오승환이 떠난 대표팀 마무리, 이젠 박영현(KT)의 몫이다.
박영현은 2024 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에서 류중일호가 거둔 3승의 마무리를 책임졌다. 3경기에서 3⅔이닝을 소화하며 2안타 무4사구 6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압권은 도미니카공화국전. 한국이 5-6으로 뒤지고 있던 8회초 1사후 마운드에 올라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채웠고, 9-6으로 역전한 9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며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위력적인 직구와 뛰어난 회전수로 이번 대회를 지켜본 이들을 매료시켰다.
19일 선수단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박영현은 "큰 대회여서 긴장됐지만 많이 이기고 싶었다. 아쉬운 결과로 돌아와서 너무 아쉽다. 다음 국제 대회에 나갈 수 있게 된다면 좀 더 좋은 성적으로 돌아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컨디션이 시즌 때보다 더 좋았다. 직구 컨디션이 너무 좋아 자신있게 던졌다. 회전수도 너무 잘 나와 타자들이 못 친거라 생각한다. 이렇게 국제 무대에서 잘 던져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또 "부모님이 좋은 몸을 물려주신 것 같다. 이제 던지면 던질수록 좋다는 걸 알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렇게 던지니까 공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밝히기도.
이번 대회에서 박영현을 지켜본 이들 사이에선 그동안 대표팀 마무리로 활약했던 오승환의 이름이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 박영현을 가리켜 '제2의 오승환'이라는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대회 기간 박영현의 투구를 지켜본 대표팀 최일언 투수 코치 역시 박영현에 대해 "계속 성장하고자 하는 욕심이 엄청 많은 선수다. 개인 훈련 뿐만 아니라 스스로 준비도 엄청 열심히 한다"고 칭찬하기도.
이에 대해 박영현은 "너무 좋다. 제 롤모델이랑 함께 부각된다는 얘기가 너무 좋다. 내겐 오승환 선배에게 좀 더 다가간다는 느낌"이라며 "나도 이제 내 자리를 찾고 '박영현'을 좀 더 만들고 싶다. 이렇게 큰 대회에서 좀 더 경험을 하고 실력을 쌓아 마무리로서 역할을 충분히 해 후배들의 롤모델로 거론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일언 코치의 칭찬에 대해선 "코치님이 저한테 얘기를 잘 안해주신다. 그냥 '너 이렇게 해' 그렇게만 말씀해주신다. 최일언 코치님과 2년째 같이 해봤는데 너무 잘 가르쳐주신다. 내가 하는 것에 대해 코치님도 인정해주셔서 말씀을 안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프리미어12 활약을 계기로 박영현은 대표팀 뒷문을 책임질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다. 다가올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메이저리거들과 맞붙을 기회가 주어질 지도 모른다.
서울시리즈에 차기 대표팀 유망주로 구성된 '팀 코리아' 일원으로 나선 바 있는 박영현은 "그때 홈런을 맞았는데 그때는 컨디션이 사실 막 올라오진 않았다. 시즌 초반이고 몸이 다 만들어지지 않았던 상태에서 던져 아쉬웠다. 나중에 또 기회가 된다면 그런 무대에 섰을 때 그런 타자들(메이저리그 선수)을 삼진으로 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로 나설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일이다. 어떻게 될 진 모르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타자들과 승부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인천공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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