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HD가 코리아컵(구 FA컵) 우승을 위한 출사표를 던졌다. 디펜딩챔피언 포항은 대회 2연패를, 올 시즌 K리그1 우승팀 울산은 2관왕을 노린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울산의 노쇠화를 파고들겠다고 예고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노쇠'가 아닌 '노련미'라고 응수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포항과 울산은 오는 30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리아컵 결승 격돌한다. 대한축구협회는 기존의 FA컵을 올해부터 코리아컵으로 새단장하면서 결승전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고정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FA컵을 자국 축구의 성지인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거행하는 것을 벤치마킹했다. 마침 국내 최고의 전통적 라이벌 매치업인 '동해안 더비'가 결승에서 성사됐다.
두 팀 모두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포항은 유종의 미가 필요하다. 울산은 최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부진하면서 '국내 최강팀'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포항은 올해 정규시즌 중반까지 울산과 우승 다툼을 벌였다. 여름을 지나면서 얇은 선수층 한계를 드러내며 순위가 점점 하락했다. 상위스플릿에 성공했으나 톱3는 물건너가면서 '용두사미'로 끝날 위기다. 울산은 ACLE 4전 전패 최하위로 떨어져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박태하 감독은 먼저 "울산의 K리그1 우승을 축하드린다"고 덕담을 건냈다. 그러면서도 박태하 감독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어려운 여정이었다. 선수들의 땀과 노력 덕분에 가능했다. 그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꼭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김판곤 감독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이내믹하고 기술적인 팀인 포항을 만나 기대된다"고 화답했다. 김 감독 역시 "리그에서 우승했지만 코리아컵은 또 다른 느낌이다. 팬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반드시 우승해서 2관왕의 기쁨을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박태하 감독은 스피드를 앞세워 울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태하 감독은 "울산은 좋은 선수를 보유했고, 항상 경계해야 하는 무서운 팀이다. 모두가 경계 대상"이라고 견제했다. 이어 "언론에서도 평가가 나왔듯이 울산의 노쇠화와 기동력이 문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부분을 잘 파고들어 보겠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김판곤 감독은 "박 감독님이 말씀하신 '노쇠화'는 잘못된 접근 같다"며 웃었다. 그는 "노쇠화라기보다는 '노련미'가 더 뛰어나서 걱정하지 않는다. 잘 대비하겠다"고 맞섰다.
선수들도 불꽃 튀는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 포항은 코리아컵 결승에 사실상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항 미드필더 한찬희는 "이 한 경기만으로 올 시즌을 잘 보냈다고 할 수 있을지 결정될 만큼 중요성이 크다. 또한 동해안 더비인 만큼 드라마틱한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희망했다. 울산 미드필더 김민우는 "결승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다. 시즌 도중 감독님이 바뀌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모두가 똘똘 뭉쳐서 왔다. 팬들께 좋은 결과와 경기력을 모두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포항은 코리아컵에서 역대 5회 우승했다. 전북 현대, 수원 삼성과 최다 우승 공동 1위다. 울산은 2017년 우승 이후 7년 만에 정상 탈환이 눈앞이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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