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FA 김하성을 영입할 유력 구단이라는 보도가 하루에 두 차례나 쏟아졌다. 김하성의 계약 성사 여부를 떠나 샌프란시스코가 유격수를 급히 찾는 구단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의 전설적인 포수 출신으로 이번 오프시즌 사장 자리에 오른 버스터 포지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메이저리그 단장 미팅에 참석해 "유격수를 데려올 수만 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다. 타일러 피츠제랄드는 올해 유격수 자리에서 잘 했는데, 그는 내야에서 좀더 다양한 역할을 할 자질을 갖고 있다"면서 "한 시즌 동안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게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그가 장기적으로 2루수로 활약하는게 더 좋은 지에 대해 우리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겨울 FA 유격수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는 뜻이다. 당연히 김하성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유격수 최대어 윌리 아다메스도 후보가 될 수 있지만, 계약기간 6~7년에 최소 1억5000만달러 이상을 줘야 한다. 후안 소토나 코빈 번스라면 몰라도 샌프란시스코가 유격수를 메우기 위해 그렇게 무리한 투자를 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반면 김하성은 지난 8월 어깨 부상을 입고 시즌을 조기 마감한 '덕분'에 시장 가치가 시즌 전에 비해 크게 떨어져 구단들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지 않다. 디 애슬레틱은 올초 김하성의 시장 가치를 7년 1억3000만~1억5000만달러로 제시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주요 매체들이 전망한 김하성의 계약 규모를 보면 ESPN 2년 4210만달러에 옵트아웃, 디 애슬레틱 2년 3600만달러에 옵트아웃, MLBTR 1년 1200만달러, 팬그래프스 1년 1400만달러 등이다. 그러나 '건강할 때'의 김하성은 최정상급 내야 수비와 평균 이상의 공격력과 기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걸 인정받았다. 결국 지난달 어깨 수술을 받은 그가 내년 시즌 초 복귀 후 정상 궤도에 얼마나 빨리 오르느냐를 놓고 구단들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현지 언론들이 샌프란시스코와 김하성을 연결시키는 이유다.
특히 디 애슬레틱은 2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FA 프로필: 김하성, 유격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하성의 샌프란시스코 입단을 '기정사실'로 주장했다.
기사를 쓴 그랜트 브리스비 기자는 '지난해 난 가장 확실한 FA 계약으로 맷 채프먼의 샌프란시스코행을 꼽았었다.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그는 결국 샌프란시스코로 갔다'며 '이번에는 김하성이다. 김하성이 자이언츠에 어울리는 이유는 12가지가 넘는다. 그는 장기계약을 할 필요도 없다. 김하성이 파드리스에 반하지 않은 이상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것은 혹시가 아닌 언제의 문제'라고 전했다.
스캇 보라스의 고객인 채프먼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 나갔으나, 올해 3월 초가 돼서야 샌프란시스코와 3년 5400만달러, 1년 뒤 옵트아웃 조건에 계약했다. 202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활약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프먼은 올해 시즌이 거의 끝나갈 무렵인 지난 9월 6년 1억5100만달러에 연장계약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브리스비 기자가 김하성의 샌프란시스코행을 전망한 여러가지 이유 가운데 주목되는 것은 이정후와 다시 동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둘은 베스트 프렌드 사이다. 그게 샌프란시스코가 김하성과 계약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는 없지만, 두 선수가 더그아웃에서 같은 앵글에 잡힌다면 흥미롭고 즐거울 것'이라고 했다.
김하성은 키움 히어로즈에 몸담고 있던 시절 이정후와 4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이정후가 작년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달러에 계약한 직후 가장 먼저 연락을 주고받은 이가 바로 김하성이었다.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펫코파크에서 열린 양팀 간 시즌 첫 맞대결 때 현지 중계 카메라가 두 선수의 경기전 만나는 모습을 클로즈업하며 관심을 쏟기도 했다.
브리스비 기자는 '김하성은 도박을 해도 될 만한 합리적 FA다. 그는 자이언츠 로스터와 클럽하우스에 어울리며 건강하다면 채프먼과 같은 기량을 뽐낼 수 있다'고 전했다.
MLB.com도 앞서 지난 25일 '각 구단에 가장 잘 어울리는 FA'라는 제목의 코너에서 김하성을 샌프란시스코에 적합한 FA로 평가해 눈길을 끈다. 매체는 '버스터 포지 사장은 최근 유격수 영입이 필수적이고, 기존 피츠제랄드는 유틸리티 역할에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며 '김하성은 밥 멜빈 감독과 2022~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외야수 이정후와는 한국에서 동료로 친분을 쌓았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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