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제 (박)영현이 공을 잡아주고, (김)택연이 공을 쳐야한다."
이제 KT 위즈 3루수다. 4년 40억원 FA 계약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허경민은 첫 마디는 '두산 베어스'였다.
허경민은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KBO 시상식에서 3루수 수비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수상 순간 김태룡 두산 단장과 나도현 KT 단장이 모두 꽃다발을 전하는 보기드문 모습이 연출됐다.
허경민은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뛸 수 있게 해주신 이승엽 감독님과 코치진께 감사드린다. 16년간 함께 해주신 두산 베어스, 관계자, 동료 선후배, 감독님 코치님들께 모두 감사드린다. 특히 두산 팬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엔 KT 위즈에서 새롭게 야구를 하게 됐다. 팀은 바뀌었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이 자리에 다시 서겠다"고 다짐했다.
수상 소감 내내 허경민은 울컥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복잡한 감정이 뒤엉킨 얼굴이었다.
허경민은 "며칠 전부터 준비했는데, 막상 올라가니까 좀 떨렸다. '감사합니다'에 모든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2009년 2차 1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한 이래 박건우-정수빈과 함께 '90즈'로 불리며 팀의 중추 역할을 했다.
4+3년 최대 85억원이던 기존 계약에서 4년 계약을 마친 뒤 FA를 선언하고 KT 위즈로 옮겼다. 몸값은 당초 예정됐던 3년 20억원에서 4년 4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두번의 FA 총액 100억원을 넘긴 소위 'FA 재벌'이 됐다.
허경민은 폭풍처럼 지나간 한달에 대해 "이제 KT 위즈 선수 소속으로서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다. 몸상태 정말 좋다. 내년은 내겐 정말 중요한 한 해니까, 마음 독하게 먹었다"며 웃었다.
2년 연속으로 야구계 동료들에게 인정받았다. 수비 지표로도 입증됐다. 허경민은 "KT에 땅볼 투수가 많다. 수비에서 많이 도움을 주고, 투수들의 믿음을 얻고 싶다"고 했다.
"작년에는 사실 예상을 못했다. 올해는 그래도 후반기에 조금 수비에 대해 느낀 부분이 있었다. 감사하게도 제가 뽑혔다."
이날 승률상은 KT 박영현, 신인상은 두산 김택연이 수상했다. 이날 허경민은 두 팀의 마무리를 책임질 영건들과 함께 무대에 섰다.
허경민은 "정말 좋은 투수들"이라고 운을 ? 뒤, "이제 택연이 공을 상대해야되네"라며 한숨을 쉬었다.
"아까 곽빈과도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두산 선수들하고 사이 정말 좋다. 연락 다 돌렸다. 하지만 우정은 우정이고, 이제부턴 KT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
허경민은 2014년 이래 11년간 등번호 13번을 달아왔다. KT 13번은 현재 투수 문용익이다.
허경민은 "난 부탁하는 입장이라 조심스럽다. 용익이가 원하는게 있다면, 내년 스프링캠프 갈때 선물을 주려고 한다"며 미소지었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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