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
지난 6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KBO(한국야구위원회)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댔다. 올 시즌 시행 후 보완 의견이 꾸준히 나왔던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내년 도입 예정인 피치클록 관련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였다.
이날 선수협 측에선 장동철 사무총장 뿐 아니라 현역인 오태곤(SSG) 김민수 김민혁 조이현(이상 KT)도 나섰다. 이들은 KBO 의견을 청취하고 현장에서 실제 맞닥뜨리는 선수들 입장에서 의견도 전달했다.
그동안 평행선이었던 KBO와 선수협이 의견을 교환했다는 건 의미 있는 일.
다만 각 팀 핵심인 선수협 집행부가 참여하지 않은 건 아쉬웠다. 만남 자체가 선수협 측에서 바라왔던 부분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선수협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갑작스럽게 일정을 전달 받아 조정이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겠지만,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프로야구 발전과 선수 권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선수협. 20년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선은 엇갈린다. 사회 공헌, 팬 서비스에선 진일보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정작 중요한 순간엔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들을 여전히 '귀족협회'라는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때문에 선수협 13대 회장으로 취임한 양현종(KIA 타이거즈)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양현종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다. '대투수'는 그의 위대함을 설명하는 충분한 수식어다. 꾸준한 자기 관리, 뛰어난 실력 뿐 아니라 '바른 말'을 피하지 않는 대쪽 같은 성격도 후배들의 귀감이 돼 왔다.
10개 구단 선수 전원 투표에 의해 추대된 회장 자리.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양현종 회장은 "선수협을 만들어주셨던 선배님들이 원하는 방향일지는 모르지만, 전임 집행부가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오려 노력했다. 전임 회장들의 활동 때 선수 입장에서 많은 부분이 느껴졌다"며 "그 바통을 내가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선배님들, 형들이 했던 이 자리를 절대 흠집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감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KBO와 의논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나 뿐만 아니라 각 팀 주축 선수들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KBO도 더 잘 받아들일 것"고 말했다.
적극적인 활동을 다짐한 양현종 신임 회장. 집행부 구성에서도 의지가 드러난다.
양 회장이 추천한 구자욱(삼성) 손아섭(NC) 김광현(SSG) 오지환(LG)이 부회장단으로 13대 집행부에 합류한다. 각 구단의 핵심 선수이자 그라운드 안팎의 영향력까지 고려하면 KBO리그의 '빅마우스'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들. 양 회장은 "마음이 맞는, 의견을 내세울 수 있는 선수들로 추천했다"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선수협은 향후 ABS, 피치클록 외에도 2026년 도입을 논의 중인 아시아쿼터제, 저연차-저연봉 선수 및 퓨처스(2군) 환경 개선, 팬 서비스 및 사회 공헌 활동 강화 등 다양한 현안과 맞닥뜨려야 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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