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올겨울 변신을 꿈꾼다. 보다 공격적인 팀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
롯데가 3년간의 '사직 몬스터' 생활을 청산하기로 했다. 지난 3일 사직의 추가 철망펜스를 제거하는 공사가 시작됐다(2024년 12월 3일 본지 단독 보도). 공사가 끝나면 사직의 펜스 높이는 6m에서 4.8m로 낮아진다.
추가 펜스는 2021시즌이 끝난 뒤 설치됐다. 기본 펜스(4m)에 안전 펜스(0.8m)를 더한 높이 만으로도 국내에서 가장 높은 담장이었다. 그 담장이 6m로 한층 더 높아졌던 것.
3년전 펜스 높이를 더하는 공사는 홈플레이트를 비롯한 그라운드 위치를 뒤로 당기는 공사와 함께 진행됐다. 두 가지 모두 '투수력 강화' 차원에서 진행됐다. 홈플레이트를 뒤로 당겨 그라운드를 넓히고, 백스톱과의 거리를 좁혔다. 담장과의 거리도 121m로 늘었다.
올해는 그라운드 변화 없이 담장 높이만 낮춘다. 추가 펜스만 제거하는 작업이다.
한때 거포군단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2020년 이후 롯데는 이대호를 제외하면 장타자가 없는 팀이었다. 이대호를 제외하고 20홈런을 넘긴 건 2020년 전준우(26개) 단 한명 뿐이고, 이대호가 은퇴한 2023, 2024년에는 20홈런 타자가 한명도 없었다.
이 같은 팀 전력을 고려해 담장을 높였던 것. 투수들에겐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고, 중거리 타자가 많은 팀 입장에선 2루타, 3루타를 늘리는 효과도 있었다. 올시즌 2루타 부문에서 레이예스가 1위(40개) 나승엽 윤동희 공동 5위(35개), 3루타 부문에선 황성빈이 2위(8개, 1위 김도영 10개) 고승민이 공동 5위(6개)를 기록하는 등 팀 2루타, 3루타 부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롯데는 올 한해 타격의 팀으로 탈바꿈했다. 팀타율 2위(2할8푼5리) 팀 OPS 2위(0.782, 이상 1위 KIA)의 공격력은 이 같은 장타 향상에 힘입어 달성된 성과였다.
롯데 구단은 자체 분석을 통해 담장을 낮춤으로써 홈런 개수를 더 늘릴 수 있다고 봤다. 올 한해 손호영(18홈런)을 비롯해 전준우 레이예스 윤동희 고승민 등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타자들이 많음에도 팀 홈런 전체 8위(125개)에 그친 것은 높은 담장 탓이 크다고 봤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 복무중인 한동희 역시 총알 같은 타구 속도 대비 발사각이 낮기로 유명했던 선수. 타 구장에서는 홈런이 될만한 타구가 펜스에 걸려 2루타, 심하게는 단타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반면 투수들에겐 손해가 될 수 있다.
롯데의 토종 에이스 박세웅은 담장을 올리기 전인 2020~2021년, 2년 연속 리그 피홈런 1위(20개)였다. 사직구장에서 각각 9, 10개를 허용했다. 승부를 두려워하지 않는 성향과 손꼽히는 이닝이터라는 점이 더해진 결과다.
하지만 박세웅의 피홈런은 2022~2023년에는 8개로 뚝 떨어졌다. 사직구장에선 2년간 5개 뿐이다. 이닝 3위(173⅓이닝)에 평균자책점 4.78로 다소 부진했던 올해도 피홈런 13개로 20위권 밖이었다. 스텝업이 간절한 박세웅으로선 내년 시즌 넘어서야 할 벽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올해 최고의 외인 원투펀치로 활약한 윌커슨과 반즈 역시 구위로 압도하는 투수들은 아니다. 롯데가 1년반 동안 눈부신 성적을 거둔 윌커슨의 교체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유다. 그외 선발후보군인 나균안 김진욱 정현수 등의 입지도 달라질 수 있다.
투수진 역시 구위 중심의 재편이 불가피할 전망. 트레이드로 영입한 정철원은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부상으로 올시즌 도중 아웃됐던 최준용의 회복도 간절한 이유다. 필승조 구승민-마무리 김원중과 함께 뒷문을 지킬 전망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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