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올시즌 처음 도입된 자동스트라이크볼판정시스템(ABS).
변화가 생긴다. 존이 낮아진다. 아주 미세한 차이에도 희비가 엇갈린다.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4일 제 6차 실행위원회 회의 결과 내용을 발표했다.
ABS 존 재조정은 실행위 핵심 내용 중 하나였다.
타자의 신장에 비례해 상단 56.35%, 하단 27.64%를 적용했던 올시즌 스트라이크존.
수정 보완이 필요했다. KBO가 선수단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두루 청취했다. "높은 스트라이크존 조정이 필요하다"는 다수 의견에 따라 수정을 진행했다.
올 시즌 나타난 경기지표, ABS 판정 존 비교 분석, 스트라이크 존 조정에 따른 예상 변화 등을 두루 고려해 내년 시즌부터 S존 아래 위 모두 0.6%(신장 180cm의 선수의 경우 약 1cm) 하향 조정해 상단 55.75%, 하단 27.04%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존의 크기는 변화 없이 S존 사각형 전체가 아래로 1cm 정도 이동하는 형태. 존의 상단, 하단 외 스트라이크 존의 중간면 및 끝면, 좌우 폭 등은 현행 유지된다.
현장 의견을 반영하는 동시에 리그 타고투저를 완화하는데도 도움이 될 전망.
이번 S존 변화에 해당하는 올시즌 전체 투구는 약 1.2%. 얼핏 커보이지 않지만 투수와 타자 간 블라인드 게임을 가정하면 심리적 효과는 결코 작지 않을 전망.
투수에 따라 '높은 공을 버리고 낮은 공을 보라'는 지시가 가능해진다. 배터리의 하이패스트볼 승부가 줄어들 수 있다. 실투로 인한 불의의 장타가 줄어들 것이다.
반면 올시즌 높은 존에 적응했던 타자들은 낮은 존에 대한 의식이 심화될 전망.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변화구, 속칭 '떨공' 활용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떨공'의 대표구종 커브와 포크볼, 스위퍼, 체인지업 등을 정교하게 잘 떨어뜨릴 줄 아는 투수가 유리해질 수 있다. 물론 변화된 S존 효과를 볼 수 있는 전제 조건은 원하는 곳에 자유자재로 떨어뜨릴 수 있는 제구력이다.
KBO리그에서 구종가치 높은 커브를 구사하는 투수는 두산 베어스 토종 에이스 곽빈, SSG 랜더스 좌완 에이스 김광현, 한화 이글스 투수 라이언 와이스,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 등이 있다.
구종가치 높은 포크볼러는 키움 히어로즈 하영민, SSG 랜더스 노경은, 조병현, 롯데 김원중, LG 트윈스 김진성 등이다. 체인지업 달인으로는 키움을 떠나 삼성에 새 둥지를 튼 후라도, KIA 타이거즈 양현종,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 한화 류현진 등이 꼽힌다.
한편 KIA와 재계약 한 제임스 네일의 스위퍼도 위력을 더할 전망. 두산이 새로 영입한 특급 좌완 콜 어빈은 반대 방향 낮은 코스에 안착하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투수다. LG가 새로 영입한 우완 특급 요니 치리노스는 싱커와 스플리터 달인으로 변화된 낮은 S존의 수혜자가 될 공산이 크다.
투수 전문가 한화 이글스 양상문 투수코치는 "지난해 ABS가 하이패스트볼을 잡아주면서 타자들이 혼란스러워 했던 측면이 있다"면서 "투수는 기본적으로 낮게 던지려고 노력해왔기 때문에 제구가 안정될 것이고, 실투가 되더라도 낮은 쪽에 이뤄지면 장타를 덜 맞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올 한 시즌 동안 높은 공에 적응했던 타자들이 다시 낮아진 공에 적응해야 해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타자들의 포커스가 낮은 쪽에 맞춰지면서 떨어지는 변화구에 많이 속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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