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1980년생, 정경호 감독(44)이 마침내 무대에 섰다.
강원FC는 6일 공식 채널을 통해 "윤정환 감독과 결별하고, 윤 감독을 보좌했던 정경호 수석코치를 승격시킨다"고 발표했다. 정 감독은 당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 직접 출연해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정 감독은 준비된 사령탑이다. K리그에서는 일찌감치 '전략가'로 평가받았다. 2012년 대전에서 은퇴한 정 감독은 울산대 코치, 성남 코치, 김천 코치 등을 거쳐 지난해 6월 강원 수석코치로 활약했다. 윤 감독을 보좌해 잔류를 이끈 정 감독은 올해 준우승 돌풍의 숨은 주역으로 활약했다. 강원의 변화를 이끈 공격적인 스타일로의 전환과 황문기 이기혁 이유현 등의 포지션 변경 모두 정 감독의 아이디어였다.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코치로 생활하며 내공을 다진 정 감독은 마침내 강원 지휘봉을 잡으며, 자신의 축구를 펼칠 기회를 얻었다. 오래 두드린 쇠가 단단한 법이다. 오랜 코치 생활을 통해 풍부한 경험을 쌓은 후 성공적인 감독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김기동 서울 감독, 조성환 부산 감독, 김도균 서울 이랜드 감독 등을 비추어 볼때 정 감독 역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게 축구계의 평가다. 정 감독은 성남에서 감독 대행으로 활약하며, 이미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 감독의 등장으로 K리그는 처음으로 1980년생 감독을 맞이했다. 물론 1980년대생 감독은 이전에도 있었다. 당장 전북을 이끌고 있는 김두현 감독이 1982년생이고, 각각 대구와 수원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최원권 감독이 1981년생, 염기훈 감독이 1983년생이었다. 하지만 정 감독은 이들과 궤를 달리한다. 전격적으로 혹은 깜짝 카드로 기회를 얻었던 다른 1980년대생 감독들과 달리, 정 감독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감독까지 올라왔다.
사실 축구계에 1980년대생 지도자에게는 적잖은 '유리천장'이 있었다. 1970년대생은 비교적 빠르게 기회를 얻었다. 현재는 야인으로 있는 박동혁 감독이 대표적이다. 1979년생인 박 감독은 2018년 30대의 나이로 감독직에 올랐다. K리그 최연소 감독이었다. 사실 박 감독과 정 감독은 한살 차이에 불과하지만, 1970년대생과 1980년대생이라는 심리적 간극이 있었다. 유병훈 안양 감독(48), 김은중 수원FC 감독(45), 변성환 수원 삼성(45), 이관우 안산 감독(46), 김도균 감독(48) 등 1970년대 후반 감독들이 대세가 되는 동안, 1980년대생은 여전히 어린 지도자로 분류됐다. 아직 때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묵묵히 지도자의 길을 걷던 정 감독이 드디어 사령탑에 올랐다. 정 감독의 부임으로 감독 시장은 1980년생까지 문호가 확대될 공산이 크다. 새롭게 K리그 무대를 밟는 화성FC 역시 1980년생 차두리 감독 선임 발표를 눈 앞에 두고 있다.<스포츠조선 11월 21일 단독보도> 정 감독이 새 시대의 촉매제가 될지, 그의 행보는 2025시즌 K리그에서 지켜봐야 할 포인트 중 하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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