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버튼, 보고 있나?'
남자프로농구 부산 KCC는 10일 서울 SK와의 홈경기(80대74 승)에서 홈팬들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안겼다. 단독 선두 SK의 10연승을 저지했고, 8일 수원 KT전에서의 버저비터 패배(58대60) 충격을 빠르게 극복했다. 여기에 최준용은 개인 역대 한경기 최다득점(42점)이란 이색 기록을 선보였다.
최준용이 '일등공신'이지만 허웅(3득점, 6어시스트)과 이승현(0득점, 3리바운드)이 침묵했는데도, 승리할 수 있던 데에는 '숨은 공신' 리온 윌리엄스를 빼놓을 수 없다.
만 38세, 불혹을 바라보는 그는 이날 풀타임 출전하며 21득점, 14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최준용과 막강한 '원-투펀치'를 형성했다. 윌리엄스가 풀타임 출전한 것은 SK 소속이던 지난해 10월 2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 이후 처음이다. 사실 이번 1승은 '팀' KCC에게 기형적인 상황이자, 많은 점을 시사하는 경기였다. '1옵션' 버튼이 멀쩡한 몸으로 벤치에서 구경만 하고 '노장' 윌리엄스가 2명 몫을 했다는 장면부터가 '보는 이'들에겐 놀랄 만한 장면이다.
경기 시작 전, 전창진 감독은 "10연승의 제물이 될 수도 없고, KT전 충격에서 빨리 탈출하기 위해서라도 올시즌 처음으로 총력을 쏟는 경기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전 감독이 예고한 '총력전'이 윌리엄스의 나홀로 출전이라니?, 겉으로 보기엔 의아할 만하다. 하지만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전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원래의 KCC 스타일을 조금 찾은 듯하다. 처음으로 의도한대로 정상적인 플레이를 했다"고 만족해 했다. 그도 그럴것이 전 감독의 과감한 변칙 용병술은 통했다.
윌리엄스는 "저 나이에?"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리바운드 등 골밑 싸움에서 온몸을 던졌다. "올시즌 리바운드 경쟁에서 우세했던 경기가 거의 없었다. 리바운드에 집중할 것"이라는 감독의 의중을 베테랑답게 간파한 듯, 워니를 탑으로 몰고 순간적으로 버리면서 골밑으로 돌진했다. 리바운드에서 물꼬를 트니 KCC 특유의 빠른 농구가 살아났다. 윌리엄스 역시 트랜지션을 시도할 때 패스 타이밍도 빨랐다. 기록에서도 달라진 KCC 농구가 잘 나타났다. 올시즌 속공 1위의 '총알팀' SK가 11개를 성공하는 동안 10개로 되받아치며 SK의 장점을 상쇄시켰다. KCC가 한 경기 속공 10개를 기록한 것 역시 올시즌 처음이다.
버튼이 출전했다면 찾아 볼 수 없는 긍정 장면들을 대선배 윌리엄스가 보여 준 것이다. 사실 버튼은 KCC의 큰 고민이다. 미국프로농구(NBA)급 개인기는 출중하지만 '나홀로' 플레이가 과하고, 속공과 리바운드에서 도움은 커녕 마이너스가 되는 게 사실이다. 전 감독이 하는 수 없이 '윌리엄스 풀타임'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상 '채찍'을 든 셈이다.
전 감독은 "버튼이 벤치에서 경기를 보면서 뭔가 깨달음이 있으면 좋겠다. 자신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과연, 어떻게 바뀔지가 앞으로 과제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토종 괴짜' 최준용이 '당근'을 내밀었다. "여러가지 플레이 시도를 해보려는 도전정신이 강해서 그런 것 같다. 버튼의 능력치는 우리와 너무 다르다는 걸 일단 인정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버튼은 버튼이다. 언젠가 보여 줄 것이다. 이번 SK전에 너무 의미를 두지 말고, 윌리엄스 덕에 체력 비축 잘 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버튼의 부활을 바라는 감독과 선수의 마음은 같았다. '1옵션' 버튼이 어떻게 달라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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