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신연식 감독(48)이 올겨울 극장가에서 '1승'을 쟁취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지난 4일 개봉한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로, 영화 '카시오페아', '시선 사이' 등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올해는 지난 6월 종영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삼식의 삼촌'에 이어 영화 '1승'으로 다시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늘 비슷한데, 1년에 두 작품 공개하는 건 조금 빡세기는 한 것 같다"고 짤막한 소감을 남겼다. 오랜만에 연출을 맡은 영화인 만큼 남다른 각오가 있는지 묻자, 신 감독은 "작품을 하는 이유와 목적이 있어야 하고,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히 송강호와는 영화 '거미집', 드라마 '삼식의 삼촌'에 이어 영화 '1승'까지 세 작품을 함께했다. 신 감독은 "저 혼자 망하는 건 부담이 덜한데, 선배의 커리어에 흠집을 내면 안 되지 않나. 부담이 크다고 피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송강호 선배는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감독들이 함께 작업하고 싶어 하는 배우인데, 제가 운 좋게 작업을 하게 된 것"이라며 "부담스럽지만, 부담스럽다고 말하고 다니는 게 너무 행복에 겨운 이야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여자 배구'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게 된 이유도 전했다. 신 감독은 "우스갯소리로 남들이 아무도 안 해서다. 전 재미없는 건 못한다. 랠리 시퀀스도 예전 같으면 기술적으로 구현을 못했을 텐데 이젠 그걸 실현시킬 수 있는 타이밍이 된 것 같아서 얼른 하고 싶었다"며 "송강호 선배가 연기한 김우진 감독도 원래 여러 버전이 있었다. 포스터 속 송강호 선배의 모습이 관객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길 바랐다. 요새 트렌드상 리더가 꼰대로 보이면 안 되지 않나. 그동안 못 보여준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영화 '동주'에 이어 '1승'으로 박정민과 재회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사실 '동주' 때만 해도 박정민이 잘 알려진 배우가 아니었다. '1승'을 박정민과 꼭 함께 하고 싶었는데, 이 배우가 더 빨리 알려지길 바랐다. 근데 제 걱정이 무색하게도 너무 많이 성장해서 큰 힘이 되어줬다. 지나고 보니 제가 쓸데없는 걱정을 한 거다. 몇 년 텀을 두고 이 친구를 봤는데, 그때마다 성장해 있었고 개봉을 앞두고 오랜만에 만나니까 이 친구가 많은 경험을 쌓아놨더라. 현장에서 작품 홍보할 때도 그렇고 굉장히 노련해졌다고 느꼈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이어 현장에서 본 배우들의 연기 열정에 감탄을 표하기도 했다. 신 감독은 "송강호 선배는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한도 끝도 없다. 박정민도 만족을 모르는 배우"라며 "자신의 연기가 0.1g이라도 더 좋아지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쏟아붓는다. 어느 분야에서든 정상에 있는 분들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사실 주연급 배우들 중에 재능 없는 사람은 없다.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배우가 되려면 절대 재능만으로는 안 된다. 엄청나게 치열한 생존 노하우를 지니고 있는 거다. 제가 현장에서 본 좋은 배우들은 다 그렇다. 노력을 했는데,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금방 판단하고, 빨리 제자리로 와서 다른 길을 찾아서 돌아간다"고 말했다.
'1승'은 김연경을 비롯해 김세진, 신진식 등 배구계 레전드들이 총출동해 화제를 불러 모았다. 신 감독은 "실제 배구 선수가 연기를 하니까 엄청 자연스럽더라. '배구'라는 종목이 이렇게 어려운 스포츠인지 몰랐다. 몇 달 배워서 될 게 아니더라. 가장 놀라운 건 신진식 감독, 김세진 감독, 김연경 선수 세 분 모두 생각보다 연기를 잘하시더라. 다들 끼도 많고 노래방에 가면 노래도 잘하신다"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작품의 의미에 대해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은 그냥 이뤄지는 게 아니다. 순간 스쳐 지나가는 작은 것 하나하나가 우주의 큰 흐름을 바꾼다"며 "그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 어떠한 과정들이 있었는지 모르니까, 영화를 통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예를 들어 송강호 선배가 칸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건 결과이지 않나. 근데 관객들은 그런 결과가 나오기까지 어떠한 과정들이 있었는지 모른다. 송강호 선배는 연기할 때 내뱉는 호흡 하나라도 마음에 안 들면 후시 녹음을 하러 다시 온다. 송강호 선배가 수상을 위해 30년간 갈고닦은 게 무엇인지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에서 나온 스토리도 마찬가지다. 핑크스톰이 29번 지고 1번 이기는 결과가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내고 싶었다"고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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