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1차지명 출신 선수를 타팀으로 보내는 것은 과거에는 금기시 됐었다.
지금은 지역 연고 1차지명이 폐지되고, 전국구 지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1차지명 출신'이라는 프리미엄이 이름 앞에 붙는다. 모든 구단들이 연고지 출신 선수를 발굴하고, 입단시켜서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키우는 것을 꿈꾼다. 1차지명 출신 선수들은 바로 이 길에 걸어갈 수 있는 성골 중의 성골들이다. 조금 과장하자면 타고난 혈통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더더욱 타팀에 내주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1차지명은 해당 지역 연고 드래프트 대상자 중에 가장 실력이 빼어난 선수가 뽑힌다. 대부분 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프로에서 대성공을 거뒀던 것은 아니다. 좋은 성공사례들이 있지만, 반대로 무수한 실패 사례들도 있다. 하지만 실패에 가까운 '만년 유망주' 1차지명 선수를 다른 팀에 내주느니, 끝까지 안고 죽겠다는 마인드가 과거에는 분명 존재했다. 우리팀이 아닌 타팀에서 성공하면 구단도 난감하고, 선수 역시 이적으로 인해 '프리미엄'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분위기가 확실히 사라졌다. 최근 LG 트윈스는 FA 최원태의 이적으로 인한 보상 선수로 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채흥을 지명했다. 삼성으로부터 20인 보호 선수 명단을 건네받은 LG는 투수 위주로 지명 가능한 범위를 탐색했고, 내부 고민 끝에 최채흥을 지명했다.
최채흥은 포항중-대구상원고-한양대 출신의 2018년도 삼성 1차지명 선수다. 포항-대구에서 학교를 나온만큼 순혈 1차지명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2020년 11승을 거두며 '포텐셜'을 터뜨렸다가 이후 다시 주춤하고 있는 상황. 삼성 입장에서는 프랜차이즈 출신에, 아쉬움이 남는 1차지명 유망주지만 부족한 20인 엔트리에서 더욱 냉철한 판단을 했다.
LG 역시 마찬가지. FA 불펜 투수 장현식을 영입하면서, KIA 타이거즈에 보상 선수 1명을 내줘야 했다. KIA의 선택도 LG의 1차지명 출신 유망주 강효종이었다. LG 역시 아까운 1차지명이라고 막무가내로 묶기에는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너무나 많았다.
지난 10월 31일에는 깜짝 트레이드가 있었다. SSG 랜더스가 절대 내줄 수 없을 것 같던 1차지명 출신 좌완 유망주 오원석을 트레이드 시킨 것이다. SSG는 KT 위즈와 오원석, 김민을 맞바꾸는 1대1 트레이드를 했다. 오원석은 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의 1차지명으로 입단했고, 지역 연고지인 야탑고 출신이다. 4년간 1군 무대에서 꾸준히 기회를 줬고, 김광현을 이을 프랜차이즈 스타로 많은 기대를 쏟았지만 성장이 너무 더디다고 판단했고 즉시 전력감인 요원 김민을 데리고오는 선택을 했다. 관계자들까지 깜짝 놀란 트레이드였지만, SSG는 냉철했다.
리그 전체적으로 '터지지 않은 대형 유망주는 무조건 안고 죽는다'는 분위기는 확실히 사라지고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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