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사랑해 널 이 느낌 이대로, 그려왔던 헤매임의 끝, 이 세상 속에서 반복되는 슬픔 이젠 안녕, 널 생각만 해도 난 강해져, 울지 않게 나를 도와줘'
이제 단지 한 걸그룹의 데뷔곡만이 아니다. 대한민국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곡이 돼버렸다.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이하 다만세) 말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그저 소녀시대의 데뷔 싱글곡이었다. 오히려 소녀시대의 다른 곡들보다는 유명세가 덜한 노래가 '다만세'였다. 물론 아이돌 그룹의 데뷔곡 중에서는 압도적인 호평을 받는 곡임에는 틀림없다. 수많은 걸그룹들의 교과서 같은 곡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가치는 2016년 급상승했다. 당시 이화여대 시위에서 쓰이기 시작하면서 부터다. 각종 언론에서 '새 시대의 투쟁가'라고 평했다. 그리고 촛불 시위와 다양한 인권집회, 급기야 태국 민주화 운동 시위에서 활용되던 '다만세'가 이제 그 정점에 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메인 테마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주먹을 불끈쥐던 이들이 이제 '다만세'로 응원봉을 흔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2.0' 시대를 열었다는 평이다. K팝 중 이토록 드라마틱하게 생명력을 폭발시키는 곡 역시 '다만세'가 유일하다.
소녀시대라는 K팝 역사상 불세출의 걸그룹도 이제 새로운 면으로 재평가돼야하는 시기도 왔다.
물론 음악적으로도 소녀시대는 압도적인 측면이 있다. 빌보드도 "반박의 여지가 없는 'K-POP 제왕'"이라고 평했으니 말이다. 걸그룹 홍수 속에서도 대부분의 멤버 이름이 대중에게 각인된 그룹 역시 소녀시대다. 이후 멤버들이 각자 연기 활동, 음악 활동을 하면서도 이들의 커리어는 침체되지 않았다는 것도 놀랄만하다.
'다만세'가 재평가받는 것에는 소녀시대 멤버들의 지칠 줄 모르는 활약도 큰 몫을 했음이 자명하다. 자칫 잊혀진 그룹이었다면 '다만세'가 이렇게 부활할 수 있었을까.
영국 공영방송 BBC는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K팝 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다만세'가 다시 한번 국회 밖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시민들의 머리 위에서 불꽃이 터지고,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기쁜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타전했다.
서현은 자신의 개인 계정에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표지를 올리며 "언제까지라도 함께하는 거야"라는 '다만세'의 가사를 썼다. 유리는 '탄핵 가결 집회'에 김밥 선결제를 한 후 참석한 모든 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소원봉 예쁘고 멋지더라. 다들 내일 김밥 먹고 배 든든히 해. 안전 조심, 건강 조심. '다만세' 잘 불러봐."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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