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런 '마구'를 어떻게 치나.
KIA 타이거즈가 2024 시즌 통합우승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것 같다. 2025 시즌 다시 한 번 정상에 서겠다는 의지가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 느껴진다. '대박' 예감이다.
KIA가 우승 주역 네일에게 180만 달러를 안기며 재계약에 합의했다. '마구' 스위퍼를 앞세운 네일은 KBO리그 데뷔 첫 시즌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시즌 중 타구에 맞아 턱이 골절되는 중상을 당한 가운데도 오로지 팀만 생각하며 회복에 집중, 한국시리즈에 맞춰 돌아와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실력, 워크에식 모두 최고 평점을 받은 네일의 '연봉 대박'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라우어는 그렇다 쳐도, 커리어하이를 찍은 타자 소크라테스는 함께 갈 걸로 보였다. 반복되는 시즌 초 부진이 걸렸지만, 결국 우승했고 시즌 막판에는 결국 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하지만 KIA는 냉정했다. 확실한 장타력을 보유한 타자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소크라테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위즈덤으로 방향을 틀었다. '걸리면 홈런'이라는 위즈덤과의 계약도 곧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마지막은 외국인 투수 한 자리도 화끈하게 채웠다. 현역 빅리그 선발을 데려왔다. 주인공은 애덤 올러. 올해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8경기 선발 등판을 했다. 2승4패 평균자책점 5.31. 대단하지 않은 성적이지만, 메이저 무대에서 선발로 이만큼 기회를 얻었다는 자체가 실력이 있다는 방증이다.
올러는 메이저리그 3시즌, 마이너리그 4시즌을 뛰었는데 주로 선발로 뛰었다. 보통 한국에 오는 외국인 투수들은 미국에서는 불펜이었는데, 큰 돈을 벌기 위해 한국으로 오는 케이스. 네일도 그랬다. 때문에 선발로 한 시즌을 소화할 수 있는 내구성이 늘 문제였다. 네일 역시 잘 버텼지만, 시즌 내내 체력 이슈가 따라붙었다.
하지만 전형적 선발투수 올러는 그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직구 구속이 150km 초반대를 꾸준히 찍는다. 부드러운 투구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공은, 타자 앞에서 솟아 오르는 느낌을 줄 정도로 위력이 있다.
압권은 변화구다. 올러의 투구 영상을 보면, 도저히 칠 수 없을 것 같은 공이 있다. 바로 슬러브다. UFO가 날아가는 궤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타자 몸쪽에서 홈플레이트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버린다.
슬러브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반반 섞은 느낌의 구종인데, 횡으로 휘어들어오는 동시에 마지막 순간 종으로 뚝 떨어진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페디, 올해 네일의 스위퍼가 최고 히트 상품이었는데, 그보다 더 치기 힘들 것 같은 각도로 공이 변화무쌍하게 휜다. 스위퍼는 횡으로만 휜다면, 올러의 슬러브는 스위퍼 같은 횡적 움직임에 마지막 아래로 떨어지기까지 하니 타자에게는 더욱 어렵다. 특히 내년 시즌은 KBO가 ABS존을 아래로 내리기로 했기에, 올러의 슬러브 위력이 배가될 수 있다.
슬러브 뿐 아니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 던진다. 각이 큰 슬러브, 그 보다 빠르게 꺾이는 슬라이더 두 구종만으로도 타자는 무슨 공을 노려야 할 지 머리가 아플 듯. 제구만 어느 정도 안정되면, 타자와의 수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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