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한국 축구의 희망 양민혁(18)의 '런던 라이프'가 시작됐다.
내년 1월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 양민혁이 16일 출국, 17일 영국 런던에 입성했다. 기대치가 높다. 토트넘은 부상 병동이다. 공격에선 히샬리송과 윌슨 오도베르가 부상이다. 17세의 마이키 무어도 질병을 앓고 있다. 토트넘이 양민혁의 조기 합류를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캡틴' 손흥민(32)과 그라운드에 함께 설 날이 멀지 않았다. 손흥민은 16일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로 토트넘의 5대0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의 존재는 양민혁에게는 천군만마다. 양민혁은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직 많이 보지도 못했고, 형 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얘기를 나누고 친해진 다음에 형이라고 하고 싶다"며 "이제 흥민이 형이 계신 토트넘으로 간다. 가서 많이 배우고, 더 열심히 할 테니까 잘 챙겨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손흥민은 사우샘프턴전 후 스포츠조선과 가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내가 직접적으로 뭐 해 준다기보다는 이제 양민혁이 와서 경험해 보고 느껴보고 부딪혀 봐야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사람이 항상 누군가 얘기해 준다고 해서 느끼는 것보다 자기가 직접 경험해서 부딪혀보고 느끼는 게 어떻게 보면 가장 많이 배운다고 생각을 한다"며 "와서 분명히 어려운 시간도 있을 거고 좋은 시간도 분명히 있을 것인 만큼 좋은 경험하고 또 좋은 선수로 발전할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영국 언론도 관심이다. '이브닝스탠다드'는 17일 '손흥민이 토트넘의 영입에 대한 평가, 한국 축구의 떠오르는 스타를 맞이할 준비를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모두가 양민혁의 잠재력에 들떠있지만, 양민혁에 대한 기대감을 팬들이 누그러뜨려달라고 부탁했다. 양민혁이 잉글랜드 무대와 리그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손흥민은 '이브닝스탠다드'르 통해 "사람들이 너무 흥분하지 않길 바란다. 많은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라며 "마이키 무어와 비슷한 나이다. 모두가 마이키를 사랑하듯이 양민혁이 여기 있을 때 모두가 그를 마이키처럼 사랑해 주길 바란다. 그는 K리그 첫 시즌에서 환상적이었고 12골과 많은 도움을 기록했다. 똑똑하고, 두려워하지 않을 것"라고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매우 똑똑한 선수가 토트넘으로 와서 기쁘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를 도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압박을 가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축구적인 부분이 양민혁이 가장 집중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양민혁은 올해 한국 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히트상품이다. 강원FC의 준프로 신분으로 K리그에 데뷔한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프로로 전환해 펄펄 날았다. 개막전부터 전 경기 선발로 나서며, 출전, 득점, 공격포인트 등 구단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12골 6도움을 올리며, 신인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K리그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5차례나 받은 양민혁은 K리그 시상식에서 올해의 영플레이어와 베스트11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초신성의 놀라운 활약에 일찌감치 유럽이 주목했다. 빅리그, 빅클럽들이 양민혁에 러브콜을 보냈고, 승자는 토트넘이었다. 토트넘은 K리그 유럽 직행 최고 이적료(400만유로 추정·약 60억원)을 쏘며 양민혁을 품에 안았다.
토트넘의 조기 합류 요청은 양민혁에게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토트넘은 양민혁을 미래가 아닌 현재로 여기고 있다. 조기 합류는 당장 1군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실제 이적시장 관계자도 "협상 당시에도 토트넘은 양민혁을 당장 1군에서 활동시키겠다는 뜻을 수차례 내비친 바 있다"고 했다.
'풋볼런던'은 최근 '양민혁은 적어도 주장 손흥민이라는 완벽한 멘토를 갖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민혁은 생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데뷔 시즌을 마친 후 쉴 틈도 없이 다시 경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쉽지 않겠지만, 주어진 기회에서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펼친다면 빠르게 눈도장을 찍을 수도 있다.
손흥민은 지난 여름 양민혁에 대해 "대단하다. K리그 첫 시즌에 환상적인 일을 해내고 있다. 어제 그를 처음 봤는데, 매우 수줍어했다. 양민혁은 매우 어리고 아직 고등학교를 마치지 못했다. 얼마나 대단한 일이냐. 내가 늙어가는 것 같다"고 웃었다.
그리고 "양민혁에게 영어 공부 열심히 하라고 했다. 시간이 충분하니까. 재능이 대단한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그를 보는 게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이 클럽의 일원이 돼 기쁘다. 스카우트 부서에서 그를 발견했다. 재능 있는 어린 선수고,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양민혁도 "이렇게 큰 클럽에 입단하는 것은 영광이다. 최선을 다해 보여드리겠다. 나는 그렇게 어리지 않다고 생각한다. 난 내 꿈을 쫓고 있다"며 "큰 도전이다. 나난 내 재능을 보여주고 증명할 수 있다고 믿는다. 토트넘과 같은 큰 클럽에 입단한다는 것은 클럽이 내 능력을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하면 많이 발전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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