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경기가 과열되다 보니…."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가 맞붙었던 지난 1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 흥국생명은 한 시즌 최다 연승 타이인 15연승에 도전했다.
1세트를 정관장이 가지고 간 가운데 2세트. 흥국생명은 14-16에서 이고은의 올린 공이 네트를 살짝 넘어갔고, 비디오판독까지 이어진 뒤 오픈 후위공격자 반칙이 선언됐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격렬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논란의 장면은 이 장면 이후에 나왔다. 정관장이 19-17에서 작전 타임을 불렀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과 심판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가운데 흥국생명의 다니엘레 투리노 코치가 갑자기 다가왔다. 다니엘레 코치는 고 감독 쪽을 빤히 바라보며 무슨 이야기를 했고, 고 감독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코치가 상대 감독에게 다가가 직접 어필하는 건 이례적인 상황. 다니엘레 코치의 표정이 중계에 잡히면서 '조롱 논란'이 이어졌다. 이날 해설을 맡은 차상현 해설위원은 "저런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라며 "배구는 네트를 갈라놓고 하는 신사적인 운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경기를 마친 뒤 고 감독은 당시 상황 이야기가 나오자 표정이 굳었다. "당황스러운데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연맹이나 흥국생명 구단에서 알아서 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경기는 선수들이 해야지 코칭스태프가 하는 게 아니다. 코치는 선수들이 경기를 잘하고 빛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게 감독으로서의 바람이다"라고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경기 후 흥국생명 측도 진위 파악에 나섰다. 흥국생명 측은 "조롱 의도는 아니었다고 한다. 조롱 이야기에 억울하다고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흥국생명 측은 "앞선 이고은의 오픈 후위공격자 반칙을 비롯해서 분위기가 과열된 상황이었다. 이 과정에서 적절치 못한 행동이 나왔다. 해당 코치에게도 이 부분을 지적했고, 다음에는 이런 일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정관장 구단과 고희진 감독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할 예정"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정관장은 18일 오전 한국배구연맹(KOVO)에 항의차 공문을 발송하며 공식적인 문제제기에 나섰다. 정관장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해당 상황에 대해 아무런 징계가 나오지 않았다. 연맹 차원에서 (징계 여부를)검토해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역시 "다니엘레 코치는 조롱의 의도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내용과 별개로 잘못된 행동이다. 정관장 구단과 고희진 감독에게 죄송하다. 사과를 전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맹은 해당 논란에 대한 입장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다. 다니엘레 코치에 대한 상벌위원회 개최가 유력하다.
한편 이날 경기는 정관장이 세트스코어 3대1로 이겼다. 흥국생명의 개막 연승은 14연승에서 멈췄다.
아본단자 감독은 앞선 이고은의 오픈 후위공격자 반칙 상황에 대해 "공이 우리 코트에 있었는데 우리 세터가 점프를 해서 폴트를 준 건 이해할 수가 없다. 공격수가 때릴 공이 아니었다고 하지만, 세터가 뛰었을 상황에서 휘슬을 불었다. 미래를 볼 수 없는데 공격수를 향한 연결인지 상대를 향한 공격인지를 알 수 없지 않나"고 하면서도 "우리가 좋은 배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지 않았다. 언젠가는 있을 첫 패배다. 다시 잘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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