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LG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
많은 외국인 선수에게 KBO리그는 메이저리그 무대로 재도약하기 위한 시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같은 값이면 메이저리그를 선호하기 마련.
하지만 오스틴 딘(31·LG 트윈스)은 다르다. 지난해 LG 트윈스와 계약하며 KBO리그 무대를 밟은 효자 외인타자. 139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23홈런 95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893을 기록하면서 LG의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함께 일궈냈다.
재계약에 성공한 오스틴은 한층 더 무서워진 방망이를 들고 나왔다. 140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3할1푼9리 32홈런 132타점 OPS 0.957의 성적을 남겼다. 132타점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점이다.
실력이 전부가 아니었다. 팀원들과 완벽하게 녹아들었고, 한국에 태어난 사람 못지 않게 고유 문화까지 습득했다.
오스틴은 2년 연속 황금장갑을 손에 쥐었다. 유효표 288표 중 193표(67%)를 쓸어담았다. 46개의 홈런을 치며 홈런왕에 오른 NC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28.8%)을 제치고 클러치 활약을 인정받았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오스틴은 다시 한 번 KBO리그 팬들을 놀라게 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시즌을 모두 마친 뒤 보통 한 달 정도 뒤에 열린다. 대부분의 외국인선수가 고국으로 돌아간 후다. 오스틴 역시 시즌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1루수 부문 수상 후보에 자신의 이름이 있자 한국으로 다시 들어와 시상식에 참가했다. 2박3일의 짧은 여정. 오스틴은 "올해 초에 팬들에게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르면 꼭 시상식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왔다"고 밝혔다.
오스틴의 발걸음은 헛되지 않았다. 1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이름이 불렸고, 오스틴은 단상에 올라 '와우'라고 감탄사를 연신 내뱉으며 기쁨을 표했다.
시상식을 마친 뒤 오스틴의 얼굴에는 여전히 즐거움이 넘쳤다. 오스틴은 "이름이 불리는 순간 안심됐다. 너무 영광이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경쟁자인 데이비슨에게도 박수를 보냈다. 그는 "데이비슨은 좋은 선수다. 이렇게 경쟁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데이비슨은 어떤 상을 받아도 의심할 수 없는 정말 좋은 선수"라고 이야기했다.
지난해에는 우승을 하며 시즌을 마쳤지만, 올 시즌에는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LG와 총액 170만달러에 재계약을 한 오스틴은 LG의 우승 여정을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력과 적응력 모두 검증받은 만큼, 마음만 있다면 메이저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 수도 있었지만 그의 가슴에는 오직 LG트윈스 뿐이었다. 그는 "내년에는 우승할 거라고 생각한다. LG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싶다. 다리가 부러질 때가지 열심히 뛰면서 LG 선수로 남고 싶다"고 '종신 LG'를 선언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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