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여자축구 황금세대'를 이끈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이 별세했다. 향년 68세.
오 회장은 20일 오후 서울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간암 말기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간암 선고를 받은 오 회장은 가족과 측근 외에 투병 사실을 숨긴 채 지난해 호주-뉴질랜드여자월드컵 현장에서 선수단을 응원하고 최근까지 창녕FC의 해체 위기를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등 여자축구 현장에서 멈춤 없이 일해왔다. 2009년 여자축구연맹 회장에 취임한 뒤 15년째 재임하며 WK리그와 여자축구 발전을 이끌었고, 최근까지도 정부, 지자체, 미디어와 소통하며 WK리그 분리 등 여자축구 발전 방안에 대한 주장을 이어왔다. 지난 9일, 여자축구연맹 5선에 성공하며 새 임기를 준비하던 중 12월 초 급속도로 병세가 악화돼 종합병원에 입원했지만 이미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지난 12일 매년 참석해온 여자축구연맹 시상식에 나서지 못했고 지난주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겼으나 끝내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채 이날 눈을 감았다.경신고-고려대를 졸업한 오 회장은 1977년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프로축구 울산 현대 부단장, 실업축구 울산 현대미포조선 단장을 역임한 선수 출신 행정가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의 핵심 참모로 일하던 중 2003년부터 여자축구연맹 부회장으로 여자축구와 인연을 맺었고 2009년부터 수장을 맡았다. 2010년 FIFA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 3회 연속 여자월드컵 진출 등 여자축구 최전성기를 이끌었다.
21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차려진 빈소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권오갑 프로축구연맹 총재, 한웅수 부총재, 이회택 전 국가대표 감독,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 윤덕여 전 여자 A대표팀 감독, 홍명보 남자 A대표팀 감독, 황선홍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 등 축구인들의 애도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빈소에 머물며 유가족을 위로하고 직접 조문객을 챙겼다. 신상우 여자축구 A대표팀 감독, 황인선 전 U-20 대표팀 감독, 이미연 문경 상무 감독, 김은숙 전 인천 현대제철 감독, 박길영 수원FC위민 감독 등 여자축구, WK리그 실업팀 지도자들은 "아버지 같은 분을 잃었다"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이 마지막이 됐다" "최근까지도 경기장에 오셔서 그렇게 아프신 줄 몰랐다"며 눈물을 쏟았다. 생전 오 회장이 각별히 아꼈던 지소연, 권은솜, 김두리 등 여자축구 선수들, 김광국 울산HD 대표, 전성우 부단장 등 울산 미포조선, 울산 현대 출신 임직원들과 울산 유스 출신 골키퍼 김승규, 수비수 조현택 등과 고인이 창단해 남다른 애정을 기울인 고려대 여자축구부 선수단도 류성옥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의 인솔하에 세종시에서 상경해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하는 유승민 전 IOC위원,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등도 고인을 추모했다.
한편 KFA는 고 오규상 회장의 장례를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오규상 회장이 1990년대부터 대한축구협회 이사를 역임하면서 한국 축구 발전에 기여했고, 2009년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으로 취임한뒤 WK리그 창설 등 오랫동안 한국 여자축구 발전을 위해 헌신한 공로를 기리는 뜻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영결식은 23일 오전 10시 축구회관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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