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송중기가 들끓는 연기 욕망을 내뿜었다. 영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에서 목숨 걸고 성공을 쫓는 청년으로 변신해 자신의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해 냈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하 '보고타')은 IMF 직후, 새로운 희망을 품고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향한 국희(송중기)가 보고타 한인 사회의 실세 수영(이희준), 박병장(권해효)과 얽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소수의견'의 김성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현실감 넘치는 범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보고타'에선 이방인이 된 한국인들의 파란만장한 생존기가 펼쳐진다. 1997년 IMF의 후폭풍을 피하지 못한 국희는 가족들과 함께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 보고타로 도망치듯 떠난다. 이후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인 상인회의 권력을 쥔 박병장 밑에서 일을 배우며 의류 밀수 현장에 가담하게 된다. 국희는 콜롬비아 세관에 걸릴 위기 속에서도 박병장의 물건을 목숨 걸고 지켜내며 박병장은 물론, 통관 브로커인 수영에게도 신임을 얻게 된다. 본인의 선택과 의지로 보고타 한인 사회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체감한 국희는 점점 더 큰 성공에 대한 열망을 품게 된다.
작품 안에서 가장 놀라운 변신을 보여준 배우는 단연 송중기다. 그동안 그는 드라마, 영화에서 각기 다른 장르의 연기를 선보이며 연기자로서 단단한 내공을 쌓아왔다. '성균관 스캔들', '태양의 후예', '빈센조', '재벌집 막내아들' 등 드라마에서는 훈훈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아왔다면, 스크린에는 완전히 180도 다른 이미지의 얼굴을 담아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화란'에서는 조직의 중간 보스를, 올해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에서는 탈북자를 연기하며 관객들에 신선함을 안겨줬다.
'보고타'에서는 국희의 10대부터 30대까지의 긴 서사를 입체적으로 표현한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보고타에 도착한 소년부터 생계를 위해서라면 어떤 기회도 마다하지 않는 청년의 모습까지 폭넓게 연기했다. 특히 기존에 보여줬던 모범생 이미지와는 달리, 짧은 헤어스타일에 귀걸이까지 착용하여 날카로운 인상을 심어준다.
특급 조연들의 열연도 관객들의 흥미를 더한다.
이희준은 밀수 비즈니스에서 없어서는 안 될 통관 브로커이자, 한인 밀수 시장의 2인자 수영 역을 흡인력 있게 소화한다. 현지인처럼 보이고 싶은 야망을 표현하기 위해 콧수염과 건강미 넘치는 구릿빛 피부로 파격 비주얼 변신에 도전했다. 보고타 한인 사회의 최고 권력자 박병장을 연기한 권해효는 충청도 사투리로 넉살 좋은 모습을 드러내지만, 속을 알 수 없는 눈빛과 표정으로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작은 박사장으로 분한 박지환은 '범죄도시' 시리즈의 장이수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은 유지하되, 순간순간 등장하는 신에서 톡톡 튀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신스틸러다운 활약을 펼친다.
조현철은 국희를 견제하는 수영의 후배 재웅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겁이 많고 조용조용한 성격이지만, 보고타 한인 시장에서 차근차근 입지를 다져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국희를 낯선 땅에 끌고 온 아버지 근태를 연기한 김종수는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마지막 희망을 안고 도착한 보고타에서도 삶이 녹록지 않자, 술과 도박으로 망가지는 처절한 모습을 보여준다. '보고타'는 한국 영화 최초로 콜롬비아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해 이국적인 풍경을 스크린에 담아냈다. 현지에서 펼쳐지는 날 것의 액션과 범죄 드라마의 장르적인 매력이 작품 안에 완벽히 녹아들어 관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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