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 정운(35)이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전설의 길을 걷는다.
제주는 24일 정운과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정운은 오는 2026년까지 제주 유니폼을 입는다. 정운은 이번 재계약을 통해 제주에서 커리어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정운은 제주의 '리빙 레전드'다. 2016년 제주 유니폼을 입은 이래 줄곧 활약을 이어왔다. 크로아티아리그에서 뛰다 제주에 입단, 병역 의무를 이행한 뒤 팀 스쿼드의 한 축을 이어왔다. 지난 6월 23일 울산과의 18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제주 소속으로만 리그 200경기 출전(K리그1 176경기, K리그2 24경기) 고지에 등극했으며, 이후 13경기에 더 출전하며 이창민(204경기, 군복무 중)을 넘어 현역 제주 선수 중 가장 많은 경기를 뛴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유공코끼리 시절부터 이어진 구단 역대 선수 출장 기록 1위(김기동 274경기)의 아성에도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
정운의 존재감은 기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본 포지션인 풀백뿐만 아니라 중앙수비수까지 소화하는 멀티 능력을 선보였으며, '운체국 택배'라는 별명에 걸맞는 정교한 왼발 킥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또한 풍부한 경험과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라커룸에서는 큰 목소리로 동료들을 독려하는 '보이스 리더' 역할까지 도맡으며 동료들에게 귀감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그가 더 빛나는 이유는 바로 팬을 먼저 생각하는 '팬 퍼스트' 정신 때문이다.
정운은 베테랑임에도 솔선수범하며 팬들을 위한 구단 행사 및 홍보-영상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로 유명하다. 팬을 위해 자신의 주머니를 여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지난 6월 26일 인천과의 홈 경기에서 200경기 출전을 팬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 팬 사랑 보답 이벤트를 열기로 직접 구단 측에 제의했을 정도. 당시 정운은 '친필 사인 유니폼'과 '플레이어 응원타월' 1000장을 팬들을 위해 증정했다. 여기에 경기 당일 구매 유니폼에 정운을 마킹하거나 정운을 마킹했던 팬들을 위해 200경기 스페셜 패치도 추가로 증정했다. 모든 비용은 선수 본인이 부담했다.
정운은 "내년이면 어느덧 제주 생활 10년차를 맞이하게 된다. 이제 제주도는 나의 또 다른 고향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창민이가 군복무를 위해 팀을 잠시 떠나면서 현재 선수단 중에서 내가 가장 제주에서 오랫동안 뛴 선수가 됐다"며 "그래서 더 책임감을 갖고 매순간 최선을 다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주변에서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신다. 아직까지도 내 역량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팬들의 존재가 크다"며 "이번 재계약 역시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항상 감사하다"며 팬들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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